1차 협력사 호원 노조, 부당노동행위 규탄ㆍ근무 환경 개선 촉구하며 공장 점거
기아 광주공장이 협력업체의 노사 갈등으로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췄다. 차체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 ‘호원’의 노동조합이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공장을 점거하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광주 1, 2, 3공장은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완성차 생산을 중단했다. 이곳에서는 쏘울, 스포티지, 셀토스, 봉고 트럭을 하루 2000여 대씩 생산한다. 부품 공급처가 다른 하남공장의 대형버스와 군수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 중이다.
기아 광주공장의 생산 차질은 1차 협력업체 호원이 노사 갈등으로 부품 납품을 중단하며 벌어졌다. 호원은 자동차 프런트와 루프, 도어에 들어가는 차체 관련 부품을 생산해 광주공장에 공급하는 업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수행할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로도 참여한 중견기업이다.
지난해부터 호원 노사는 극심한 갈등을 이어왔다. 금속노조 호원 지회 측은 회사가 노조를 탄압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복수 노조를 설립하는 데 개입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를 조사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 측이 복수노조 설립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9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5일 금속노조 산하 노조가 설립되자 이틀 뒤에 복수 노조를 만드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호원 지회는 전날 오전 6시부터 공장 1개 동을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사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해고자 복직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의 공장 점거를 불법행위로 판단한 경찰이 전날 강제 해산을 시도했지만, 저항이 심해 물러나기도 했다. 노동청은 이날 노사의 입장을 반영한 협상안을 놓고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호원에서 중요한 차체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납품이 지연될수록 공장 가동 중단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조속한 조업 재개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