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은성수 금융위원장 “5월 3일 공매도 재개…정책적 노력 지속”

입력 2021-03-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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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금융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관련 제도를 개선해 5월 3일 공매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16일을 목표로 전 종목 공매도 재개를 준비해왔으나 시장의 충격을 우려해 공매도 재개를 2달 미루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시장 참여자와 언론이 제기하는 제안을 경청할 것”이라며 “자본 시장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3일 기자단과 학계 등에 보낸 ‘주요 금융현안 10문 10답’을 통해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형사 처벌을 도입해 철저하게 시장을 감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무차입 공매도 점검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새로운 적발기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또 “개인 투자자들도 공매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주식 차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공매도 남용 우려가 있었던 시장조성자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매도 규모를 현재의 절반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은 위원장이 보낸 서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내용.

-지난해 가계부채가 1700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금융당국도 그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2017년부터 가계부채율은 하향 안정화 됐으나 2020년 들어 코로나19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금융ㆍ통화 정책을 하며 불가피하게 가계부채 증가율이 확대됐다.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 향후 주요 잠재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계속 유의하겠다.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 불요불급한 대출이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

-소상공인ㆍ중기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은 금융권에 부실 위험을 이연하는 게 아닌가.

이번 6개월 추가연장 조치는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금융권 부실을 예방하는 조치다.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은 기업 도산을 방지하고 실물경제를 회복시켜 부실채권 증가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건정성 관리 차원에서 예년보다 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하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조치 장기화는 좀비기업을 양산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텐데 부실기업을 정리할 의지가 있나.

만기연장ㆍ상환유예 가이드라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등 일시적 자금 부족이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들 기업을 좀비 기업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대상이 전체 총 여신의 0.34%에 불과해 좀비기업 양산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유예기간 종료 후 차주의 상환부담이 일시에 집중돼 부실화를 막는 것이다. 당국은 다양한 장기ㆍ분할상환으로 연착륙을 지원할 것이다.

-지난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 상회해 가계부채 억제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서는 대출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기 위해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되 청년층 주거 사다리 형성에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방안을 병행해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년ㆍ신혼부부 대상 정책모기지에 만기 40년 대출을 도입해 원리금 상환부담을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청년층의 대출 가능 금액 산정 시 현재 소득과 미래 소득을 감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행 청년층, 무주택자에게 제공되는 각종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쌍용차 회생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구조조정의 원칙이 없는 거 아닌가.

현재 쌍용차와 대주주, 잠재투자자, 협력업체,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이 P-플랜을 진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이해관계자는 물론 경제적, 사회적 피해가 예상돼 이들이 조금씩 양보해 상생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관계부처와 기관은 협상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가능성과 고용, 산업 측면의 영향을 감안해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할 수 있도록 설득할 것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원요건을 완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해 5월 기간산업안정기금 출범 이래 항공업 등 기간산업과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6140억 원을 지원했다. 기금 재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만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향후 세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지원 대상을 확대하거나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개선 등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개인의 과도한 레버리지로 뒷받침된 현재 주식시장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닌가.

당국은 글로벌 자본시장 동향과 국내 자산시장 자금흐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융자 관리현황 점검 등 투자자들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증시 저변 확대와 투자 여건 개선 노력으로 주식시장의 성과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은행 지주와 은행에 대한 배당축소 권고는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글로벌 금융 허브가 되는 데 장애물이 아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배당 제한 등 엄격한 자본 관리를 권고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나라도 법규에 따라 한시적으로 은행과 지주에 배당제한 등 자본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논의가 금융위와 한국은행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빅브러더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를 봤을 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 최근엔 빅테크로 매일 엄청난 규모의 송금이 이뤄져 이를 투명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에 매우 긴요하다. 기관 간 밥그릇 싸움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생각도 없다. 열린 자세로 한은과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가 잘 조화돼야 하는 만큼 법안소위심사에서 합리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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