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투자는 속도의 게임이다

입력 2021-02-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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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우 로보피아투자자문 대표이사

▲이대우 로보피아투자자문 대표이사
1581년 스페인제국에서 분리 독립한 네덜란드는 귀족과 평민의 계급제도를 타파하고 교회의 통제에서도 벗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암스테르담 인구의 반 이상이 이민자로 채워졌다. 자유와 민주ㆍ관용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사고의 자유는 모험적인 비즈니스를 선호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설립된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로 100여 개 회사가 참여했다. 6개 항구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암스테르담에서 650만 길드의 반 이상을 공개 모집하게 됐다. 이로 인해 1603년 세계 최초의 암스테르담 거래소가 설립됐다.

동인도 회사설립 이후 10년이 지나 주식투자자들은 엄청난 수익을 받았다. 또 전 세계 자금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네덜란드인은 또 한 번의 금융혁신을 이루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근대적 환전시스템으로 각국의 통화를 네덜란드 화폐로 교환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주식회사제도와 거래소 및 환전방식은 네덜란드인이 이루어낸 혁신으로 현재까지 그 큰 틀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 최초의 주식거래시스템 탄생은 주식투자의 대중화로 이어졌으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금융이 발전해왔다. 현재 큰 흐름은 펀드멘탈에 기초한 기본적 투자와 다양한 지표를 통한 기술적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투자의 정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은 존재하는가? 라는 의문에 기초한 수많은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그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아래의 자료에서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간의 변화에 따른 가격의 변화
X축으로는 T(Time)를, Y축으로는 P(Price)를 설정해 그래프를 그려보자. 필자가 생각한 로직의 기본 개념은 X축 시간의 경과에 따른 Y축 가격 값을 어떻게 계산하고 추정하느냐가 관건이다.

2사분면의 경우, X축의 시간이 마이너스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과거로 되돌아가서 투자한다는 말이 된다. 3사분면과 4사분면의 경우에는, Y축 가격 값이 마이너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도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뜻하므로, 가상의 세계나 부도난 회사가 극적으로 회생하여 대박이 나기를 바라는 탐욕의 영역이 된다. 그러니 최종적으로 우리의 주 연구 대상은 ‘앞으로의 시간’과 ‘앞으로의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1사분면에 집중시킬 수 있겠다.

즉, 시간의 경과에 따른 우리가 원하는 값(주가, 금리, 아파트가격 등)을 어떤 방법으로 찾아가느냐가 주 연구 대상이다. 물리적으로 그 어떤 값의 움직임도 시간의 경과에 따른 90도의 기울기(수직적인 가격상승)를 가지기는 쉽지 않으며, 반대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X축에 영구히 붙어서 0으로 침묵할 수도 없다.

우리가 찾고 싶어하는 것은 1사분면에서의 값의 방향과 속도의 조절이다. 언젠가는 조절 가능한 영역이 늘겠지만, 조절할 수 없어 최소한의 추적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이는 근원적인 개념에서 출발하여 확정적인 새로운 영역으로까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격의 변화로 가격의 흐름을 어떻게 계산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투자는 계산의 영역일 뿐이며, 경기의 문제보다는 가격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앞다투어 투자를 전산화 및 자동화시키고 있다.

국내시장도,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투자자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서, 거래량 급증에 따른 회선 증설과 이에 대응하는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이에 따라 거래소에서도 이미 2021년 1월 중순부터 “정보분배시스템 현물 시세 송신 상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거래소 개선안의 핵심은 회선 증가와 전송속도 증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3월 15일부터는 체결기준으로 전송량이 2배 증가하게 된다. 증권사에서는 체결 전송량을 따라갈 수 있는, 서버구축과 제반 시설이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투자는 계산의 영역이며, 계산을 위한 장비 전쟁의 서막이 한국시장에서도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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