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시중銀 여신지원 BIS 제고 효과 없다"

입력 2008-12-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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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기대한 지준율 인하 효과만 못해

한국은행의 은행 여신지원 확충안이 시중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제고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시각이 대체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전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은행의 여신여력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은행이 한국은행에 예치한 지준예치금에 대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이자를 지급하고 주택금융공사 발행 사채를 공개시장 조작 대상증권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이번 조치가 은행 여신여력 확충을 지원하는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며 향후 유동성 공급 확대 등 금융시장 안정 회복을 위한 대책을 적극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한은의 이번 조치가 은행권의 수지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금번 조치가 지급준비율 인하보다 우월하다 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지준율 인하가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궁극적인 유동성 공급 효과는 지준율 인하에 미치지 못한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통상, 지준율의 조정은 통화승수 자체에 영향을 미쳐 지준율을 인하할 경우 시장의 금리정책 민감도를 높여 정책금리 인하 효과를 더욱 크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은이 지준예치금에 대해 지급하기로 한 이자율은 연 2.3% 내외로 총 이자지급규모가 5000억원에 근접하도록 하는 이율이라고 전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한다 하더라도 한은이 예상한 규모의 여신여력 확충을 기대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미 은행들이 연말 BIS비율 제고를 위해 후순위채를 경쟁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5000억원의 자금이 바로 여신확대로 연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BIS비율 확충 노력이 이미 전 은행권에서 일기 시작했고 적어도 올 연말이 지나야 후순위채로 인한 자금시장의

'구축 효과'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유동성 완화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주택금융공사 발행 사채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시킨 점 또한 과거 이루어진 주택담보대출 매각시 대출자들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실제 대출채권 매각이 이뤄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병건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의 영향력은 한동안 시장에서 언급된 지준율 인하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한은이 언급한 은행의 재무건전성 제고 및 여신여력 확충에 대한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적극적인 유동성 확충 노력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자이익 증가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서 보여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은이 향후 유동성 공급과 경기 진작을 위한 시장 안정 대책에 결국 정책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시중 은행들의 자산 운용 성향에 따라 효과 여부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게 정답"이라며 "한은의 기대와 달리 은행의 보수적 자산 운용 성향이 완화되지 못한채 BIS 비율의 추가적인 개선에 치중할 경우 기대처럼 신규 대출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 경우 되려 완만한 금리 인하 기조에 대한 한은에 대한 비판 압력이 높아지며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대응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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