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은 회복 추세, 소비 추락 막는 게 급선무

입력 2021-01-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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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 집계에서 작년 우리나라 수출액이 전년 대비 5.4% 줄어든 5128억48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요 시장이 쪼그라든 탓이다. 2019년에 10.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최악의 여건에서 그나마 선전한 편이다. 대부분의 주력상품 수출이 크게 줄었지만,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와 컴퓨터, 바이오헬스 등이 큰 폭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非對面) 경제 확산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늘고, 진단키트 등의 수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크게 늘면서 회복 추세가 뚜렷해진 것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12월 수출은 514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12월 수출액 중 역대 최고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7.9% 늘었다. 연초부터 줄던 수출이 11월(4.1%) 증가세를 보인 데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이 떠받쳤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고 보호무역이 추세화된 위기에서 거둔 값진 성과로 볼 수 있다. 우리 제조업의 탄탄한 경쟁력이 일등공신이다.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 투자와 시장 개척에 집중한 기업들의 대응이 충격을 줄이고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완충 역할을 해온 기여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실력 그 자체다. 수출이 무너지면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성장도 후퇴한다. 올해 수출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일단 주요 선진국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경제가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가 높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 제조업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산업이 경쟁력의 강점을 지닌 IT분야 제품 수요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내수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어디까지 갈지,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언제 정상화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대면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산업의 충격이 특히 크다. 아직 버티고 있는 기업, 그곳의 근로자들은 전체의 일부다. 수많은 업종과 기업이 한계에 내몰려 파산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실직했거나 더 이상 일자리가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일자리가 더 만들어지지 않으니 경기가 나아질 전망도 어둡고 고용지표는 계속 최악이다.

지금 유일한 돌파구는 백신인데, 우리나라가 백신 보급에서 다른 나라에 뒤처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코로나 공포를 떨치지 못하고 소비가 계속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코로나 터널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를 되찾을 수 있는 첩경이다. 하지만 지금 기업은 이 나라에서 더 이상 기업할 의욕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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