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합병 기대감에 시총 10위권 도약한 LG전자, 어디까지 오를까?

입력 2020-12-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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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LG전자의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가전 외에는 이렇다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며 횡보양상을 보이던 LG전자의 주가가 자동차 분야로의 영토 확장이 본격화되며 질주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3일 캐나다 전장업체인 마그나와 합작사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주가가 3거래일 만에 35.03%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합작으로 탄생하는 신설 회사의 주식 가치는 9억2500만 달러(약 1조250억 원) 규모다. 지분 51%는 LG전자가 보유하고 나머지 49%를 마그나가 갖게 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23일 LG전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30일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를 포함한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가 급등한 바 있다.

전날 종가 기준 LG전자 시총은 20조3741억 원으로 3거래일 만에 5조 원이 늘었다. 때문에 시총 순위 역시 기존 24위에서 8계단이 오른 16위까지 상승했다. 합작사 설립에 5000억 원 남짓 투자금을 유치한 LG전자는 합작사 설립 계획 발표 이후에만 10배 가량 시총이 늘어난 셈이다.

이번 결정에 증권가는 물론이고 관련 업계에서도 LG전자의 성장을 점치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자동차 부품 전담 사업본부(VC)를 만들고 2018년에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까지 인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해 1900억 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냈고 올해도 4000억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회사 내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C 사업본부와 함께 2가지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평가가 급격히 달라졌다. 합작사가 목표로 하는 전기차 부품 시장이 초고속 성장 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그나 입장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시장에서 모터와 인버터의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게 되고 LG전자는 마그나의 완성차 생산 및 엔지니어링 역량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마그나가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고객사를 공유해 아직 진입 초기인 전기차 시장에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전기차 사업 진출 소식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애플은 테슬라처럼 직접 완성차를 만들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LG와 마그나의 합작사가 만든 부품이 애플카에 탑재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마그나는 애플이 2014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준비하며 만든 '타이탄 프로젝트'의 핵심 협력사이기도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애플카에 전기차 구동시스템을 공급하고 마그나가 차량 생산을 담당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마그나의 고객으로 확정 또는 애플 등과 전기차 플랫폼 사업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전자의 전장 사업부 가치가 주가에 재반영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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