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전화통화...청와대 "내년 2분기 공급시작"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밤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반셀과 전화 통화를 갖고 2000만 명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에 합의했다. 정부가 애초 협상을 추진 중이던 물량보다 두 배 많은 규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이 전날 스테판 반셀 CEO와 밤 9시 35분부터 10시 20분까지 화상통화를 하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백신 공급 시기도 앞당겨진다"며 "모더나는 애초 내년 3분기부터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2분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정부와 모더나는 공급시기를 더 앞당기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모더나 백신이 거두고 있는 성공과 긴급사용 승인을 축하하며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이 되는 것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반셀 CEO는 "따뜻한 말씀과 우리 백신에 대한 높은 평가에 매우 감사드리며 조기 공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한국 정부가 빠른 계약체결을 원하면 연내에도 계약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소식이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가급적 연내 계약 체결을 원한다"고 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이 밖에도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국립감염병 연구소와 모더나의 백신보호물질 개발 임상시험 연구개발 양해각서(MOU) 체결, 한국기업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위한 협력 강화 등도 논의됐다.
반셀 CEO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할 경우라도 한국과 협력하면 코로나19 백신 기간이 걸린 기간보다 훨씬 기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바이오 신약 개발을 중시하고 있고 한국 대기업이 강력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잘 안다. 백신개발 생산역량이 부족했는데 위탁생산 시 대규모 생산 능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팬데믹 대응과 관련한 모더나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향후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대량생산을 통한 빠른 공급이 가능하도록 모더나와 국내 제약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은 물론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우리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반셀 CEO간의 합의에 따라 정부는 우리 국민 2000만 명에게 접종 가능한 백신 공급 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
모더나와 계약이 체결되면 우리 정부가 계약을 완료한 백신 물량은 3600만 명분(화이자 10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에서 5600만 명분으로 늘어난다.
강 대변인은 "노바벡스, 화이자 등과의 협상 끝나면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