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그린스완의 해법]⑧ 국내 은행 9곳, 석탄 화력에 1조여 원 지원

입력 2020-10-14 14:47수정 2020-10-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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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2020년 6월 국내 은행 석탄금융 취급액 대출 현황. (자료출처=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

시중은행들은 올해 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그룹의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오염의 주범인 석탄발전에 최근 6년간 1조1058억 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하거나 직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ESG를 내세울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시중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ㆍ지방은행 9곳(국책은행 제외)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에 금융 지원키로 약속한 돈은 2조5703억 원에 달했다.

실제 집행한 자금은 9693억 원이었다. 여기에 직접투자한 돈(국민은행 853억 원, NH농협은행 512억 원)까지 더하면 1조1058억 원에 달한다. 이 중 6449억 원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직접 ‘주간사 은행’을 맡아 프로젝트 파이낸싱(PF)형식의 금융지원을 주도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베트남·호주 등에 4972억 원 대출을 약정하고 2352억 원을 집행해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3곳 사업에 2239억 원을 대출해줬다. KB국민은행은 고성하이 석탄화력발전사업에 2052억 원을 대출했고,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사업에는 853억 원가량을 지분 투자했다.

하나은행은 호주와 베트남, 국내 고성과 삼척 등 국내외 6곳의 석탄발전사업에 1846억 원을 지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6년 고성 석탄화력발전 사업과 2018년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각각 684억 원, 44억 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지분투자액도 512억 원이나 됐다.

지방은행에선 부산은행이 지난해 북평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300억 원 대출을 지원해줬다.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은 강릉 안인 화력발전사업에 대해 각각 400억 원 규모로 대출을 약정했다. 두 은행은 올 상반기까지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지만 지난 9월, 15억 원씩 기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내와 달리 해외 금융회사에선 이전부터 석탄산업 투자를 빠르게 철수하고 있었다. 2018년 다국적 금융그룹 HSBC는 전 세계에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금융투자와 지원을 중단한다면서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기 위해 책임 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는 석탄화력발전소와 광산에 2040년까지 보험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은 선도적으로 석탄 발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선 KB금융그룹이 지난 25일 금융지주사 최초로 탈석탄 선언에 나섰으며 현재 시중은행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은 "탈석탄 선언을 기점으로 신규 석탄 산업 투자에 나서지 않으며 기존 계약 건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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