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기간 10년, 연구개발비 500억, 연구원 600명 노력의 결과
삼성전자가 지난 98년 10월 말 세계 최초로 디지털TV를 양산한 이후 세계 디지털TV와 디지털 방송 역사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98년 10월 29일, 최고령 우주비행사인 존 글렌 美 상원의원이 탑승해 세계적인 관심대상이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호의 발사장면이 역사상 최초 디지털 방송신호를 타고 미국 8개 도시에서 10대의 삼성전자 디지털TV를 통해 생중계 됐다.
이는 국내외 디지털TV에 대한 치열한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입증한 쾌거였다.
삼성전자는 이날에 대비하여 수원에서 세계 최초로 생산된 디지털TV 세트 10대를 美 백악관, 국회의사당 등 8대 도시의 주요장소에 설치를 완료했으며, 삼성전자 디지털TV는 세계 최초로 쏘아진 디지털 방송신호를 수신한 첫 디지털TV가 됐다.
삼성전자는 그 시각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TV 출시 행사를 벌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 때 출시한 세계 최초의 일체형 디지털TV는 55인치 프로젝션(HCH551W) 제품으로 당시 대당 가격은 7999달러.
세계 최초의 디지털 TV 한대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삼성전자는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총 500억원의 연구 개발비와 10년이라는 개발 기간, 그리고 60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 총 1600여건의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97년 12월 업계 최초로 디지털TV를 개발한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디지털TV 개발 과정에서 1998년 초까지 모두 1500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93년 미국에 특허 출원한 MPEG2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1998년부터 계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올리게 되기도 했다.
98년 11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디지털 방송 실시를 앞두고 세계적인 몇몇 전자업체에서 디지털TV 수신용 셋톱박스를 출시한 적은 있었으나 디지털TV 세트를 본격 양산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72년 흑백TV 생산을 통해 TV 사업을 시작한지 26년만에 76년 컬러TV를 생산한지 22년만에 '디지털TV'라는 새로운 TV시대를 여는 최초의 업체가 돼 이 분야에서 선두업체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흑백TV 시대에 60여년, 컬러TV 시대에서 30여년이 선진업체보다 늦었는데 디지털TV 분야에서는 외국 경쟁업체에 비해 개발 및 생산 등 모든 면에서 3~6개월 정도 앞서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축적해온 디지털TV 기술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TV 업체별 점유율 수량기준으로 지난 2006년 10.6%로 1위에 등극한데 이어 2007년 13.6%, 2008년 1분기 15.7%, 2분기 17.4%로 3년 연속 1위를 향한 순항을 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LCD TV 시장에서 금액기준 23.9%, 수량기준 20.4% 점유율로 양적,질적으로 모두 20%대를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정태홍 상무는 "당시 디지털TV 첫 출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리더로서 10주년을 맞는 지금 감회가 남다르다"며 "삼성전자가 지금 세계 1위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디지털TV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스피드와 10년을 내다보는 과감한 선행투자 결정 그리고 당시의 각고의 노력이 밑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