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미 증시의 부진으로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IT가전, 건강관리 등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지난 금요일 유럽 증시는 미-중 무역마찰 완화에 기대 상승했으나, 미 증시는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부각되며 하락 전환했다. 월요일 한국 증시는 미국 코로나 재확산 부각 여파로 매물 출회되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는 지난 금요일 반영이 됐기 때문 영향은 제한적이다.
한국 증시는 지속적으로 펀더멘탈과 간격을 좁히는 구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확인되고 있는데 이는 경제의 빠른 반등에 대한 낙관 심리 약화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 그리고 소비심리지표 개선세는 적어도 시장 급락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증시의 특징 중 하나가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악화된 실적이 사실화된 가운데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결과 시장은 지수보다는 종목에 집중하는 종목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나이키와 KB홈 실적 발표는 물론 연준의 금융주에 대한 코로나 민감도 발표 등은 관련 기업들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이를 감안 시장은 지속적으로 펀더멘탈과 주식시장의 낙관 간격이 좁혀지는 과정 속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는 2050~2160포인트, 코스닥은 710~760포인트 등락이 예상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3월에 급락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가파른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과정이지만, 기업 실적 하향조정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주요 고점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 있는 변수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멈췄던 경제활동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4월까지 글로벌 제조업 생산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낮아졌다. 반면, 생산 부진에도 글로벌 제조업 재고지수의 상승은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활동 정상화와 함께 제조업 생산이 재개된다면 글로벌 제조업 생산-재고 사이클은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글로벌 제조업 생산-재고 사이클의 개선은 기업실적 전망치 상향조정으로 연결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과거보다 낮아진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과거와 다르게 봐야 한다고 판단한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나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게 된다. 실제로 미국 회사채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S&P500 지수의 이익수익률도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할인율을 차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따라 분포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자산매입으로 시장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낮아진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용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소프트웨어, 반도체, IT가전, 건강관리, 유틸리티, 화학 업종을 추천한다. 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기준으로 실적 저점을 통과했고, 하반기뿐만 아니라 2021년에도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국면에서 컨센서스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최근 성과가 다소 부진하지만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과거 고배당지수의 주가 성과는 코스피 배당수익률과 시장금리의 차이에 따라 좌우됐다. 최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8%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배당수익률은 2.5%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높아진 가격 매력도와 시장금리 대비 매력적인 배당수익률로 배당주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