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국ㆍ정경심 증거인멸 공범이면 처벌 못 해"

입력 2020-06-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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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타인의 형사사건' 관련 증거인멸만 처벌 가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부가 검찰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사모펀드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명확한 지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 재판부도 비슷한 의문을 제기하며 선고를 미룬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이) 교사범이면 처벌할 수 있지만 공범이라면 자신들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판부가 조 전 장관이 증거 위조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증거를 위조한 것이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증거인멸죄를 규정한 헌법 제155조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ㆍ은닉ㆍ위조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관계자들에게 사모펀드 자료 위조를 지시(교사)한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정 교수)이나 조 전 장관이 코링크PE 관계자에게 해명자료 내용을 지시했고, 수정한 기재 내용을 주로 검토하고 승인한 것이라면 교사범인지 공동정범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추후 정리해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웅동학원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조권 씨의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도 선고 기일을 잡았다가 취소한 뒤 변론을 재개하면서 같은 취지의 해명을 검찰에 요구한 바 있다. 조 씨는 웅동학원 관련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체 직원에게 서류 파쇄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에게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정 교수, 정 교수의 동생 정모 씨 사이의 코링크PE 펀드 출자 변경사항을 금융위원회에 거짓 보고한 혐의에 대해서도 공모관계를 보강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한편 이날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준비팀장을 맡았던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나오지 않았다. 김 비서관은 관계부처 회의 등을 불출석 이유로 들었지만,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며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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