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넘어선 국내 기관 대체투자… 전문가들 “체계적 사전 리스크 대비 중요”

입력 2020-06-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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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기자 yerin2837@)

국내 연기금들의 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세적 투자로 자리잡고 있는 국내 대체투자 시장 규모가 200조 원을 돌파했다. 다수의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사후 대처가 어렵고 유동성이 낮은 대체투자의 특성상 체계적인 사전 리스크 대비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는 한국재무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연기금의 대체투자 가치평가와 리스크관리’ 정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종원 한국재무학회 회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성훈 국민연금연구원 박사,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오지열 한야대학교 교수, 장동헌 행정공제회 부이사장 등이 참석해 대체투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에 대한 발표와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프레퀸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투자(AI) 시장 규모는 2019년 6월 말 10조 달러 시장으로 2000년 대비 10배 구모로 성장했다. 매해 평균 10~12%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규모도 2014년 100조 원에서 지난해 말 200조 원을 넘어섰다.

‘대체투자 현황’에 대해 발표한 이성훈 국민연금연구원은 대체자산군 공통의 투자환경 특징으로 △ESG를 고려한 투자 △대형 GP에 자금집중도 심화 △과대평가에 따른 성과 하락 가능성 △새로운 투자에 대한 경쟁 심화 등을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대체투자 투자 결정시 연기금들은 기금이 영위하는 사업과 잘 맞는지 먼저 아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기금의 수지비율이 높아서 지출 걱정을 안해도 된다면 성장형에 투자해야되고 반대라면 밸류보다 고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투자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보통 기금들이 평가를 받고 있는 평가 항목에 수익률이 들어가 있어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를 선호한다”며 “하지만 대체투자는 매우 장기적이고 회수하기까지 1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어서 기금의 수지, 약정금액이 기간별로 어떻게 되는지 분명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투자자산 공정가치 평가에 대해 발표한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대체투자자산의 경우 기존의 주식이나 채권과는 달리 여러가지 다양한 자산들이 집합체로 구성되어 있어 공정가치 평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IFRS 도입, 국민의 알권리 보호, 기금운용수익률 왜곡 방지 등을 목적으로 공정가치 평가를 수행하는데 이는 각 연기금 운용수익률을 측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 부대표는 “그러나 대체투자는 대부분 공개시장이 없어 시장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신뢰성 있는 평가자료가 어렵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인프라,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해외대체 투자가 증가 추세이지만 해외현지 특수성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 부족. 투자 이후 공정가치 평가보고서 입수에도 상당한 시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표는 “현재 대체투자자산 평가의 문제는 제도나 규정의 문제라고 보기보다 공정가치 평가 필요성에 대한 경영진과 참여자들의 인식과 객관성 있는 자료의 확보, 평가 전문가의 확보와 참여, 신뢰성있는 평가프로세스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체투자 리스크관리에 대해 발표한 오지열 한양대학교 교수는 리스크 대비를 위한 ‘사전적 스크리닝’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자산에 비해 대체자산은 정보비대칭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특정산업 흥망에 매우 민감하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후적 관점에서 높은 정보 비대칭성은 대체자산의 유동성을 크게 낮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에 해당자산이 내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적절히 반영된 사전적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목적별로 자산군을 묶고 각 자산군내의 세부리스크들을 모니터링 해 사전스크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기금 내의 대체투자 담당자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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