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법무법인 지평 M&A팀장 “하반기 구조조정 M&A 활발해질 것”

입력 2020-06-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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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법무법인 지평 M&A팀장.

“코로나 이후 M&A 시장은 구조조정 수요와 새로운 사업기회를 낮은 가격에 잡으려는 수요가 잘 맞는 시장이 형성돼서 오히려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퍼진 가운데 상반기 인수ㆍ합병(M&A) 시장은 얼어붙다시피 했다. 정철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는 최근 이투데이와의 만남에서 코로나19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M&A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변호사는 지평에서 M&A 팀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문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정철 변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M&A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채권단의 지원을 받게 되면 자구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자구안의 대부분은 매각”이라면서 “기존에 없던 M&A 물량이 생기는 것”이라 말했다.

최근 채권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을 진행 중이며 자구안 이행을 위한 잠재 매물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주요 계열사가 꼽힌다. 대한항공 또한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부동산과 기내식사업부 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일종의 급매물이 나오다 보니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고, 현금 유동성을 가진 회사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로 작용해 구조조정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시장이 서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해 논의하고 하반기에 구체적으로 매각작업이 진행될 것”이라 예상했다.

향후 M&A 시장에서는 사모펀드(PEF)가 ‘메인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사업성이 좋은 ‘알짜’ 매물이 나오게 되는데 PEF 입장에서는 이 시기를 잘 넘기게 관리하고 성공적으로 엑시트하기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변호사는 “이미 국내 M&A 시장에서 전략적투자자(SI)보다는 PEF가 키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PEF들이 쓰지 못하고 있는 자금이 많다 보니 좋은 매물이 나오면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금이 많은 중국 기업 중에서도 한국에서 싸게 나오는 회사를 사겠다고 벼르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M&A 방식의 트랜드에 대해서는 ‘카브아웃 딜’을 꼽았다. 얼마 전 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한 것도 전형적인 카브아웃 딜이다. 그는 “잘 키워놓은 사업부를 분양하는 방식의 딜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면서 “수익성이 좋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한계가 있다고 본다면 매각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그룹의 외형확장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기업 차원의 의사결정이 더 합리적으로 가는, 바람직한 방향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 산업과 테크놀로지 기업의 결합을 위한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변호사는 “코로나19로 가수들의 화상 콘서트가 열렸듯이 기본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그대로 있되 메인 플레이어는 테크놀로지 기업이 될 수 있다”면서 “테크 기업들이 기존 산업의 노하우나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구조 재편 성격의 M&A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전과 후의 세상이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는 시대가 오면 산업의 구성은 바뀌지 않더라도 플레이어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 M&A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해외 시장의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 변호사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가깝다 보니 직접 가서 만나며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았으나 그게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웨비나를 개최하는 등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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