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한나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한국투자공사(KIC)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7월 설립 이후 2008년 10월까지 3년 4개월간 56억원의 건물 사용료(임대료와 관리유지비)로 싱가폴 국부펀드인 싱가폴투자청에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자공사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서울파이낸스센터(SFC)로 지난 외환위기 당시 싱가폴투자청이 매입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KIC는 이 건물 16층을 월 임대료 1억 1천만원에 싱가폴투자청으로부터 임대하고 있다.
2005년, 싱가폴투자청은 서울파이낸스센터(SFC) 15층 일부와 16층 전체를 KIC에 보증금 10억, 월 임대료 1억 1천만원에 3년간 임대했다.
2006년, KIC는 계약평수를 940평으로 축소해 보증금 9억3000만원에 월 임대료 1억원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후 2008년 8월 최초임대차기간 종료에 따라 보증금 11억1000만원에 월 임대료 1억1000만원의 각각 9% 인상된 조건으로 SFC 16층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지난 3년 4개월간, KIC의 총 임대료는 40억원에 달하고 관리유지비는 16억원이 넘는다.
비싼 임대료와 과도한 계약 면적으로 인한 한국투자공사의 비용 지출 56억원은 고스란히 싱가폴투자청으로 지급이 된 것이다.
2008년 현재 KIC 직원은 총 63명이지만, SFC 총 계약면적은 3,102㎡(940평)으로 1인당 49.2㎡(14.9평)의 면적을 점유하고 있다. 1인당 연 건물사용료는 2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린 의원은 “한국투자공사는 한국은행이나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을 자산운용사에 재위탁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그 존재가치 자체에 많은 의문이 있는 공기업”이라고 전했다.
나 의원은 이어 "한국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외국투자회사소유의 빌딩에 필요이상으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연간 1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며 “건물사용료와 더불어, 현재 업무량에 비해 직원 수가 63명이나 필요한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