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포스코 단독참여 강경 반대... 법적 대응 불사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또 다시 안개 속으로 빠질 전망이다.
포스코가 14일 오전 긴급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 인수전에 단독 입찰키로 의결함에 따라 이제 대우조선 인수전은 산업은행의 결정만 남게 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13일 저녁 포스코와 GS간의 컨소시엄이 결렬된 후 법무법인 등의 자문을 거쳐 포스코가 단독으로 입찰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5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결렬 당사자인 포스코와 GS는 모두 포스코의 단독입찰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컨소시엄 결렬로 인해 인수유력자로 떠오른 한화그룹은 포스코의 단독참여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어 산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 포스코, “산은 결정 따를 것”
포스코는 이사회와 내부 법률검토를 거친 끝에 대우조선 인수 단독참여가 법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단독참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산업은행의 최종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단독입찰제안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14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3분기 기업설명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GS측과는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적으로 결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구체적인 가격차이는 비밀보호의무에 따라 공개할 수 없지만, 포스코가 GS보다 대우조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업계와 M&A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GS보다 1조5000억~2조원가량 더 높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산업은행의 최종결정이 남았지만,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단독참여를 인정하지 않으면 인수전에서 빠질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법적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독입찰 추진에 따른 추가해외자금조달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포스코가 보유한 자산을 중심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 한화 “법적 대응 불사”
한화그룹은 포스코의 단독입찰결정에 대해 산업은행이 인정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이 날 “포스코의 단독참여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산은이 포스코의 입찰을 인정하면 법적대응을 한다는 것이 그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산은이 포스코 입찰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를 이유로 대우조선 본입찰을 유찰시킨다면 이에 대해서도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산은 ‘고민 또 고민’
포스코와 GS의 컨소시엄 결렬로 인해 가장 고민이 깊어진 곳은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서 양측간 컨소시엄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은 있었지만 실제로 발생할지는 몰랐다”며 “이에 대한 사후처리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3일 밤 산은은 양측의 컨소시엄이 결렬됐다는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 법무법인 광장에 법률적 자문을 구하고, 내부 심의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각 언론에서는 이르면 14일 오후 산은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시기는 15일 이후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15일, 늦어도 16일까지는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