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부담도 '빈익빈 부익부' 심화

입력 2008-10-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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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된 고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올해 겨울 가계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에너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저소득층이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 등유의 가격이 부자와 중산층이 사용하는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에 비해 3배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연료비 부담 높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저소득층 에너지 복지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자료집을 내고, 우리나라 에너지 지원 제도에 대한 점검 및 개선을 촉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부자나 가난한 자나 에너지 소비량은 비슷하다. 그러나 소득이 낮을수록 석유 의존도가 높다. 월 소득 100만 원 이하인 가구는 44.6%, 100~200만 원인 가구도 36.1%로 400만 원 이상인 가구가 석유 비중이 15%대임을 감안할 때 2배 이상 높은 것. 반면 4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도시가스 비중은 50%가 넘는다.

하지만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프로판, 실내등유의 가격편차가 심해 서민층의 난방 연료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일반주택의 난방용 사용시 서울 강남, 분당 등에 공급되는 지역난방 가격을 100으로 했을 때, 도시가스는 127이고, 프로판 가스는 286, 실내등유는 304였다"며 "서민들이 부자들보다 3배나 비싼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겨울철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 등은 개발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질 뿐, 대부분 서민들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촌이나 도시 미개발 지역에 거주해 도시가스를 공급 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다. 반면 프로판 가스나 등유는 가격 자유화에 따라 국제가격에 큰 영향을 받은 채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최 의원은 "올 겨울 프로판이나 등유를 사용하는 가구의 월평균 연료비가 15만원에 달하는데, 고작 6만8000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가스 보급 확대 재정 지원 늘려야

이러한 에너지 불균형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최 의의 주장이다.

최 의원은 "등유, 프로판 가스 등 석유제품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 소득보조를 해야 하고, 도시가스 보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시가스는 인간의 기본적 삶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도로, 철도 등 수송 SOC보다 더 중요하고 절실한 생활 SOC"라고 덧붙였다.

2007년 말 기준으로 가구별 도시가스 보급률은 64.4%에 불과하며, 정부는 2030년까지 도시가스 보급률을 85%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 의원은 "주배관망 투자비는 km당 약 20억 원이 소요되는데, 정부는 가스공사의 주배관망 투자비를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며 "주배관망 투자비를 재정에서 지원해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하고, 도시가스사의 배관 투자비 융자지원액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노후 보일러 교체, 단열 시공 등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화 사업 지원도 예산을 현재의 4배로 대폭 늘릴 것을 제안했다.

◆전기요금 지원제도 개혁해야

아울러 전기요금도 저소득층 지원 효과가 거의 없어 누진요금 제도에 대해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평균 100만원 이하 소득가구의 월평균 전력소비량이 240kWh인 점을 감안하면 4인 가구가 200kWh 이하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사용요금은 월 100kWh은 kWh당 55.1원, 101~200kWh 사용할 경우 kWh당 113.8원이고, 201~300kWh구간은 168.3원이다.

최 의원은 "현행 누진요금은 오히려 1인 가구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일부 '화려한 싱글'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전기요금누진제도를 개선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할인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의원은 "저소득층은 비싼 석유난방을 하고 부자들은 가장 저렴한 지역난방을 이용하고, 중산층은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다른 복지정책과 달리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 정책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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