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패닉'…36원 폭등 1220원 돌파

역외매수 강세...美 구제금융 통과 '약발' 미미

폭등세가 다소 진정됐던 환율이 하루만에 다시 36원 이상 폭등하면서 1220원선마저 돌파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달러당 36.5원 급등한 122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3년 4월28일 이후 5년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8.0원 상승한 1195.0원으로 출발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00원선을 가볍게 돌파한 이후 1210원선마저 잇따라 돌파했다.

이후 환율은 1210원대 중반에서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다가 장 막판 다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1220원선마저 돌파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역외매수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폭등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 구제금융안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꽁꽁 얼어붙은 외화자금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 구제금융안이 상원에서 통과됐지만 달러 부족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면서 "역외매수세가 워낙 강세를 보여 수급불균형이 매우 심했다"고 전했다.

환율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부는 실제 매도개입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날 환율 급등이 쏠림현상이라기 보다는 수급요인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최근 정부가 '환율 방어'에 적극 나서면서 최근 3개월 동안 외환보유액이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폭등할 때마다 장 막판 정부가 고강도 개입을 하면서 상승폭을 줄여왔으나, 최근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기근' 현상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환율의 상승세와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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