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시장이 美증시 상승에도 불구 최근 차별적 강세를 펼친데 따른 부담으로 하루만에 1500선을 내주며 후퇴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25일)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순이익 예상치 하향 조정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등 부진한 경제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됐지만 구제금융법 기본합의안 도출 소식에 귀기울이며 주요 지수들이 2%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나타냈습니다.
1490선에서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새벽까지만해도 잘 풀리는 듯했던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진통을 겪으면서 나스닥 선물이 급락하자 낙폭을 확대, 전일대비 25.30p(1.68%) 내린 1476.33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1682억원 순매도로 이틀째 매도우위를 보였고 기관도 39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연기금은 이날도 1233억원 순매수로 대응하며 19거래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2431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570억원)를 중심으로 1721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습니다.
미국정부의 구제금융법안 처리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주요증시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내주 국경절 연휴를 앞둔 관망세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16% 내렸고, 닛케이(-0.94%), 가권(-2.16%), 항셍(-1.33%) 등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구제금융안 처리 지연..건설ㆍ금융株 위축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지연되자 신용경색에 민감한 건설, 금융주들이 먼저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과 관련해 자금난 해소 기대로 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던 C&우방이 6.59% 급락세로 돌변한 것을 비롯해 GS건설(-6.34%), 신성건설(-5.91%), 대우건설(-5.33%), 현대건설(-4.05%), 대림산업(-3.64%) 등 주요 건설주들이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4.29%), 건설(-3.98%), 증권(-2.60%), 운수창고(2.49%), 전기전자(-2.45%), 금융(-2.29%) 업종의 낙폭이 컸고, 경기방어주 성격의 통신(0.78%) 업종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물에 2.47% 내린 것을 비롯해 LG전자(-2.69%), LG디스플레이(-2.29%), 하이닉스(-3.72%), 삼성전기(-3.65%) 등 대형 IT주들이 동반 하락했고, POSCO(-0.75%)와 현대중공업(-1.23%), 한국전력(-1.11%), 신한지주(-2.05%), 현대차(-1.49%) 등의 업종 대표주들도 내렸습니다.
구제금융안 처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주들이 대체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과거 리먼브러더스와 합작관계에 있었던 우리금융은 증권사의 저평가 매수 리포트에도 불구 7.46%나 급락했습니다.
한편 SK텔레콤(0.99%)과 KT(0.98%), KT&G(0.56%) 등 조정장에 둔감했던 대표적 경기방어주들은 오름세를 탔습니다.
멜라민 파장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현지법인에서 제조된 초콜릿 쿠키에서 공업용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롯데제과가 4.03% 하락했습니다.
코스닥 시총상위주들 중에는 NHN(0.13%)과 태웅(0.49%), 동서(0.37%), 소디프신소재(0.50%), 평산(1.13%) 등이 올랐고, 크레듀가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9.35% 치솟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원/달러 환율 초강세
주요 저항대로 간주되던 1500선 돌파가 오히려 단기 급등 부담심리를 자극하면서 코스피시장이 엿새만에 하락반전했습니다.
1500선은 심리적 저항선이기도 하지만 오른쪽 일목균형표 음운층 수평구간과 겹치며, 7월 저점대와도 맞물리는 의미있는 저항대입니다.
외국인 공매도 숏커버링 매수세와 더불어 단기간 100포인트 이상 숨가쁘게 오른 시점에서 1500선의 저항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됐던 부분입니다.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실효성 논란에 이어 의회 승인마저 지연되자 신용불안감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심리가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째 상승, 전일대비 2.3원 오른 1160.5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올해 최고치는 물론 4년1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한 셈입니다. 장 막판에는 1166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외화자금시장의 경색 해소 및 스왑시장 정상화를 위해 기획재정부가 스왑시장에 외평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100억달러 공급 방침을 마련했지만, 역외시장 참가자들과 수입결제달러가 필요한 정유업체들이 장 막판 급하게 매수에 나선데다 최근 역상관관계를 보이는 증시까지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기야 1160원을 돌파했습니다.
'달러 강세 = 안전자산 선호'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연중 최고치를 경신해버린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이머징마켓에서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심리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환율이 반영된 달러환산 코스피차트는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 이후 자연스런 눌림목 조정을 거치고 있는 원화표시 KOSPI차트와 달리 20일선 저항을 받아 반락하는 모습입니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달러환산 보유 주식가치'는 최근 증시의 급등에도 크게 오르지 못하고 횡보하다 떨어지는 형국입니다.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향후 지속되는지, 수출경쟁력과 채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주들이 시장평균대비 차별적 우위를 보이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제금융 법안 처리, 진통을 겪더라도 해결될 문제
주말 뉴욕증시(26일)는 7천억달러 구제금융법안이 의회의 막판 절충 실패로 표류하면서 하락세를 보이다 최종합의안이 주말내 도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힘을 얻으며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 은행부문의 잇단 인수로 재무리스크가 높아진 JP모간체이스가 100억달러의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소식 또한 금융주들의 투자심리를 북돋았습니다.
국제유가(WTI 11월물 인도분)는 구제금융법안의 표류로 원유 수요 위축이 우려되면서 전일대비 배럴당 1.13달러(1.1%) 떨어진 106.8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다우 지수 +1.10% S&P500 지수 +0.34% 나스닥 지수 -0.15%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해줄 구제금융 법안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겉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신용위기가 그만큼 심각한 것이냐는 의혹을 살 수 있고, 법안이 충분히 검토되지 못함으로써 정책당국의 신뢰 저하를 가져오고 향후 정책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있습니다.
때문에 진통을 겪으면서 토론을 통해 법안의 실효성이 충분히 시장에서 논의되고 수정된 이후 구제금융법안이 시행돼야 구제금융의 순기능이 극대화되고 향후 추가 지원책의 효과도 클 것으로 사료됩니다.
국내증시의 차별적 강세를 가능케했던 외국인 공매도 숏커버링(일시적 매수)이 일단락됐고 원/달러 환율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만큼 단기적으로는 환율과 외국인 동향을 살피는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길게보면 구제금융 법안처리는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감안시 어떤 경로를 거치더라도 해결될 수 밖에 없고, 거대 투자은행들과 저축은행의 희생을 통해 신용위기 최악의 국면은 이미 통과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긍정적 접근이 유효합니다.
다음주 증시는 4분기에 진입하게 됩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월말월초에 집중된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와 함께 '경기침체' 문제도 재조명 받게될 전망입니다.
시간을 요하는 신용경색 문제는 앞으로도 종종 증시를 괴롭히겠지만 시장의 핵심이슈는 구제금융법안 처리와 함께 '신용위기'에서 '경기·실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시간대학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악화된 것처럼 계속되는 신용경색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들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으나, 실적株들의 약진과 더불어 종목장세는 가능할 전망이므로 실적개선주 중심의 선별적인 접근이 적절하며 본질가치를 밑도는 낙폭과대 저평가 우량주, 고배당주, 업종대표주들에 대해서는 긴 안목으로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구제금융법안 처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증시가 지난 금요일 약세를 보인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나스닥선물 급락을 선반영해 먼저빠진 건설·금융주들의 경우 단기 모멘텀을 얻게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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