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천만명의 거대한 잠재시장이면서도 이슬람의 벽에 부딪쳐 그 동안 한류의 불모지로 남아있던 파키스탄에 드디어 한국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이다.
MBC와 파키스탄 최대 민간 방송사인 GEO TV사는 KOTRA와 광주광역시, 김대중 센터가 주관으로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광주국제문화창의산업전에서‘대장금’을 방송하기로 합의하고 가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가 파키스탄 공중파를 타게 됐다. 그 동안 파키스탄은 엄격한 종교적 관습 때문에 외국 드라마를 잘 방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민주화 열기를 타고 방송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BC와 계약을 체결한 GEO TV는 파키스탄 최대 언론 재벌인 'Jang 그룹'의 산하 방송사로 GEO TV, GEO 엔터테인먼트, GEO 뉴스 등 6개의 방송사와 The News 신문을 소유하고 있으며 연간 1500만 달러 규모의 콘텐츠를 수입하고 있다.
GEO TV의 타신 슈카트(Mr.Tahseen Shaukat) 본부장은 “한국 콘텐츠는 스토리가 잘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로서 파키스탄과 문화 유사성이 많아 파키스탄 진출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한-파키스탄간의 방송·영상콘텐츠 교류가 보다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GEO TV 외에도 한류 콘텐츠의 수입을 희망하는 바이어들이 대거 내한한다. 특히 프랑스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르가드흐(Lagardere)사, 멕시코의 TV 아즈테카(TV Azteca), 인도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산라(Sanra), 헝가리 마가르 TV(Magar TV) 등 유력바이어 들도 참가한다.
멕시코 2번째 규모의 방송사인 TV 아즈테카는 한류 드라마와 쇼프로 등의 포맷을 구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크게 히트한 이후 많은 한류 팬클럽이 생겨나 중남미 한류의 시발점이 된 바 있다.
인도의 산라 소프트웨어는 인도 첸나이에 본사를 두고 미국에도 지사를 둔 인도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 중 하나다. 산라는 우리나라의 3D 애니메이션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의 NHNZ사는 디스커버리, 애니멀 플래닛 등 세계 주요 방송사에 다큐 영상물을 공급하고 있다. NHNZ사도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의 우수 다큐멘터리 및 영화의 구매를 희망하고 있다.
KOTRA 최문석 문화서비스산업팀장은 “이번 광주국제문화창의산업전을 통해 한류 콘텐츠의 미개척시장이었던 이슬람문화권의 바이어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며 “이번 행사로 한류의 잠재력을 재확인했다. 이제 한류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