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투심 회복이 선결 조건

입력 2008-09-0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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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극도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로 인해 전날 무려 4.06% 폭락한 1414.43으로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9월 위기설과 환율 급등 등 내부악재가 부각되면서 매수세력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강력한 지지가 될 것이라 여겼던 1100원대를 가볍게 돌파했고 무려 26.50원 폭등한 1115.50원을 기록했다. 국내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정부 당국은 감세정책을 시장에 내놓았고 9월 위기설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돌아선 투자심리는 바뀌지 않았고 결과는 금융 시장의 대혼란으로 이어졌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내증시의 폭락은 지속적으로 국내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글로벌 악재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크지 않았고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지만 투신을 비롯한 기관과 개인투자가가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위축된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투신과 개인의 매도를 통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어떻게 시장을 바라보는지 알 수 있고 특히 추세적인 하락기조에 접어든 현 국면에서 국내 투자자 중심의 시장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분석했다.

투신의 손절매와 과다 보유 종목에 대한 비중 축소가 여전한 상황에서 프로그램과 장세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개인마저 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는 양상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기관이 운용하는 자금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가가 맡겨놓은 것이기 때문이고 시장불안이 지금보다 더욱 가중될 경우 시장이탈의 가속화로 인해 일부 펀드의 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 9월 위기설이 진정되어야 투자심리가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위기의 발단은 외국인 채권 만기가 대부분 9일과 10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기상으로 다음주 초 국내증시는 중대한 고비를 맞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날 환율 폭등세와 관련해 "달러-원 환율 상승은 외국인투자가가 보유한 주식 이나 원화표시 자산에 대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증시에서 이들의 추가적인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또한 시장참가자들을 국내증시에서 돌아서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 시장 불안 우려가 진정되기 전에는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 금리 상승세 또한 채권시장 대비 주식시장의 투자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다만 내외장단기금리차 확대로 외국인투자가의 9월 만기도래분 채권의 재투자가 이뤄질 경우 시장 불안은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강국면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과 국내증시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은 선진시장 대비 약세를 가져오는 요인이고 미국증시가 지난 7월 저점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 신용시장의 신용스프레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국내증시에 불리한 금융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역시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수익성 악화가 영업이익률이나 자본투자 효율의 감소로 나타날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몇몇 대기업이 자본잠식이 이뤄진다면 투자 주체를 막론하고 '팔자'세를 억누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엽 연구원은 "지수의 하락 폭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생길 수 있고 바닥권에 대한 인식이 싹틀 수 있으나 현재 바닥에서 사려는 욕심은 버려야 할 때"라며 "무리한 바닥찾기를 단행할 때가 아니라 장세를 좀 더 관망하면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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