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인상 반영으로 증권사 수익성엔 무리 없을 것
증권사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 경쟁이 뜨겁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한차례 금리인상에 나섰던 증권사들이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다시 한 번 CMA 금리를 인상하며 고객몰이에 나선 것.
일각에서는 증권사간 CMA 금리경쟁이 위탁수수료 인하 경쟁과 같이 제살 깎아먹기식의 과열 경쟁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SK증권 등 네 개 증권사가 지난달에 이어 CMA 금리 인상을 단행, CMA금리를 연 5.45%로 끌어올렸다.
대우증권의 경우 CMA의 수익률을 기존 연 5.35%에서 5.45%로 0.1%P 인상했다. 대우증권 측은 시장 실세금리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수시형 CMA 중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같은 날 'MMW형 CMA'와 '법인용 CMA' 금리를 업계 최고 수준인 5.45%와 5.50%로 각각 0.1%P씩 인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의 'MMW(머니마켓랩) CMA'와 SK증권의 '랩형 CMA'도 각각 5.45%까지 금리를 인상했다.
한편 CMA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현재로선 CMA금리의 추가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동양종금증권과 마찬가지로 종금형 CMA를 내놓고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우리투자증권 역시 금리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처럼 대부분의 증권사가 CMA금리를 인상할 경우 나머지 증권사들도 금리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위탁수수료 경쟁에 이어 CMA도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과열상태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여력으로 리스크관리를 하면서 CMA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상승분을 반영한 금리인상을 과열로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다만 위탁수수료 경쟁 심화의 연장선에서 CMA 금리인상을 평가한다면, 위탁수수료 시장은 파이가 정해진 시장이고, CMA의 경우 타 금융권의 자금을 흡수한다는 관점에서 경쟁격화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현재의 CMA 금리수준이 무리한 금리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CMA는 증권사가 운용 대비 마진을 뺀 다음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증권사가 마진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중 금리를 반영해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CMA가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운용되는 만큼 금리가 올라가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증권사 수익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CMA로 증권사의 수익성이 나빠진다기 보다는 상품채권 보유로 인해 변동성이 커져 이익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