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비염은 비강(콧속)에 생긴 염증을 의미한다. 그 원인은 알레르기, 코감기, 대기오염 등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비염은 코감기로 인하여 열이 오른 상태 그대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열이 떨어진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경우에 비염이라 말하기 때문에 만성화된 경우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 후유증으로 남는 경우, 꽃가루/집먼지진드기/애완동물털 등 알레르기에 의한 경우가 많다. 특히, 현대에는 건축자재 및 가구 등에 화학약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만성적인 비염을 유발하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똑같은 비염 진단이라고 하더라도 치료할 때는 콧물의 상태에 따라서 증상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콧물의 색깔 및 콧물의 점도가 그 판단 기준이 된다고 한다.
조윤제 호흡기클리닉 원장(윤제한의원)은 “콧속에 염증이 심할수록 콧물의 색깔은 짙은 누런색이 되고, 면역상태가 좋지 않으면 흰색이나 우윳빛 색을 띄게 된다”고 설명한다. 콧물의 색깔에 따라서 면역력을 보강하는 치료를 적용할지 과항진된 면역반응을 안정시킬지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콧물이 색이 누런색으로 진하여 염증반응이 많을 때를 열증으로 진단하고 면역상태가 과잉이기 때문에 이를 안정시키는 처방으로 염증반응을 조절한다. 열이 높은 상태는 세균감염이 있는 상태이므로 제균에 관련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반면, 콧물이 투명이거나 흰색이라면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냉증상태이다. 이때는 면역을 강화하여 감염을 예방하고 점막벽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기준은 콧물의 점도이다. 비염 환자들이 불편감을 느끼는 증상은 콧물의 색깔보다는 콧물이 쏟아지느냐 콧속이 막히느냐 하는 증상이다. 물론 두 가지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이 가장 많지만 치료를 할 때는 이를 구분하는 진단기준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조 원장은 “안면부에 진액이 정체되어 담이 형성되는 습증의 경우 풀어도 콧물이 계속 고이는 콧물과다형 비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체내 진액이 고갈되는 조증의 경우 콧속이 건조하고 콧물이 말라붙어 코막힘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콧속이 막히게 된 조증의 경우 체내 부족한 진액을 채워 콧물, 딱지를 촉촉하게 배출시키는 처방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습증으로 콧물이 줄줄 쏟아지는 상태라면 안면부에 몰린 진액을 순환시키거나, 전신의 습이 너무 많은 상태라면 습을 말리는 처방을 써서 콧물의 양을 감소시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콧물 코막힘의 유형이 동반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이는 알레르기와 관련이 높다. 콧물은 그대로 나오면서 비강점막이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부종으로 막힌 경우이다. 이 경우는 알레르기 반응과 콧물을 함께 줄여주는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