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불구 지수는 '제자리 걸음'
지난 6일 국제유가(WTI 기준)가 120달러 아래로 밀려나며 지난 5월2일 이후 최저치인 119.1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미국 증시의 반등으로 국내 증시가 장중 1580.25까지 오르는 등 나흘만에 반등했지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돌파할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과 비교하면 주가지수가 상당히 저평가 돼 있는 만큼 추가 조정을 보이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증시하락의 주요 요인이 유가상승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지수가 1500 중반대로 하락한 것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메리트를 부각시킬 만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데 비해 주가하락으로 주가수준은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점차 저평가 메리트는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MSCI지수에 편입되는 한국기업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9.3배 수준으로 2006년 이후 최근까지의 평균 PER 10.9배보다 14%정도 낮고, 2007년 평균 PER 11.7배보다는 20%정도 낮은 수치로 최근 주가수준은 그 만큼 실적에 비해서 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 연구원은 "한편으로는 기업의 수익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PER의 비교는 신뢰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PBR)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시장 PBR은 1.45배 수준으로 2006년 이후 평균 PBR 1.5배보다 낮아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고려한 주가수준도 그 만큼 저 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국내증시가 저평가됐다는 것은 지수의 하방 경직성 유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여건 개선시 반등 폭을 크게 할 수 있다"며 "증시가 추가조정을 보이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고 경기둔화에 따라 에너지 수요는 감소하고 있어 향후 전망 역시 국제유가 하락에 긍정적"이라며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원유시장의 투기적 순매수는 순매도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에 마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주 찾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동안 급락했던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