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담판 결렬…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국 강행하나

입력 2019-08-01 18:46수정 2019-08-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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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재에도 일본 입장 완강” "각의 10시 추측"

靑 “마지막까지 외교해법 강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두 사람의 굳은 표정이 파국으로 치닫는 한일관계를 보여주는 듯하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일 태국 방콕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일본이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 장관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 일본의 최종 결정 때까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일본 측 반응에는 큰 변화가 있지 않았다”며 “양측 간 간극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배제 시 한일 관계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면서 즉각 보류·중단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외교 당국 간에는 어차피 대화를 계속해야 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켰다”면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것인 만큼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할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각의 시간은) 오전 10시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일본이 좀처럼 자기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들과 2시간 15분 동안 진행한 상황점검 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점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상보다 논의가 길어졌다”며 “그만큼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이 상황을 점검하고 체크할 것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중재가 됐든 혹은 어떤 자리에서 만남이 됐든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강행 시 문 대통령의 강력한 대일 메시지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곧바로 단계별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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