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친일파(親日派)

입력 2019-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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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보복을 자행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 잘못해서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친일세력들이다. 그동안 주홍글씨로 박혀 있던 ‘친일파’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람들이 일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는 공격을 해오자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서 일본 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 애당초 일본은 이들 친일파의 호응을 기대하고서 무리하고 무례하게 경제보복을 자행하는 ‘덤비기’를 계획했는데, 우리 사회 내부에 일본의 이러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해 주는 세력들이 공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광복 후, 반드시 청산했어야 할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않고 오히려 중용해 주었기 때문에 그 친일파들이 대를 이어 권세와 부를 누리면서 사세(事勢)가 불리하다 싶으면 죽은 듯이 엎드려 있다가도 상황이 그들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슬며시 고개를 들고 나와서 조상 때부터 해오던 ‘빌붙기’를 능수능란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배했기 때문에 일본의 덕택으로 우리가 근대화하게 되었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도 서슴없이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친일파’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사는 것보다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다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더 이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산할 것을 청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런 후환이 생긴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당당하게 극일(克日)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준동하고 있는 이런 친일세력들부터 청산해야 한다. 친일세력을 과감하게 청산함으로써 일본의 기대를 깡그리 무너뜨려야만 일본이 우리를 향한 ‘덤비기’를 포기할 것이다. 혹자는 친일파들을 잘 감싸줌으로써 우리 편을 들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친일파의 속성을 잘 모르고서 하는 주장이다. 한 번 ‘빌붙기’에 이골이 난 사람들은 절대 그 ‘빌붙기’가 가져다주는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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