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객 소시지ㆍ순대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

입력 2019-05-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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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국인 여행객이 들여온 소시지와 순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9일 중국 산둥성에서 제주공항으로 입국한 여행객이 가져온 소시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달 7일 저장성에서 청주공항으로 들어온 중국 여행객이 가져온 순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나왔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들 소시지와 순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는 중국에서 유행 중인 바이러스와 유전형이 같은 Ⅱ형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 생존 여부는 세포배양검사를 거쳐 한 달여 후에 최종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소시지와 순대는 가열 처리를 거친 제품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고열에서 전염성과 생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성 질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체에는 감염 위험성이 없지만 돼지에 전염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주로 오염된 잔반이나 돼지고기 제품을 통해 전파된다. 지금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한 번 발생하면 축산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첫 발병 이후 6개월 만에 23개 성(省), 4개 직할시로 퍼졌다. 폐사하거나 살처분된 돼지만 1만 마리가 넘는다. 올겨울 들어선 중국과 인접한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홍콩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반도와 동남아시아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성명을 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고도 추정한다.

우리 검역 당국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을 갔다 온 여행객의 휴대품을 엑스레이로 전수조사하고 검역 탐지견 투입도 늘렸다. 또 중국 등 발병 국가에서 축산물을 무단 반입하는 여행객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과태료가 최대 1000만 원으로 상향된다.

농식품부 측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 여행과 축산물 반입을 자제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비상 행동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중국 여행객에게 요청했다. 축산농가에도 잔반을 돼지에게 줄 때는 열처리를 거친 후 먹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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