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ER·저PBR 알짜 종목 필터링 필요
반도체 장비·소재 업종이 일시적인 3중고에 빠졌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 증설 규모를 줄이고 증설 속도도 늦추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업체의 투자 속도도 느려질 전망이다. 최근 증시 조정까지 겹치면서 겹악재는 반도체 장비·소재 업종 기업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면서 알짜 반도체 업종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낙폭 과대 반도체 장비·소재 선별 과제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반도채 소재 업종 실적은 2019년 예상 단가 인하와 전방 업체 증설 지연 여파로 시장 예상치 대비 약 5~10% 하향 조정해야 한다”며 “장비는 인도 기준 매출 인식 특성을 고려하면 약 15~20% 실적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주가 측면에선 두 업종 모두 최근 낙폭이 컸다”며 “중장기 시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종목군은)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은 대표적으로 주가수익배율(PER), 주당순자산(PBR) 지표를 보면 걸러낼 수 있다. PER은 현재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의미한다. PER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싼 가격으로 평가받으며, 비교 대상은 일반적으로 동일 업종 평균을 따른다.
PBR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해 나타낸 비율이다. PBR이 1보다 크면,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높아서 고평가됐다고 해석한다. 1미만인 기업은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낮기 때문에 저평가됐다고 분석된다.
PER은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를 연계하여 평가하고, PBR은 기업의 재무상태 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지표다. 해당 지표들이 절대적인 기준치로 볼 순 없지만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주요 참고 사항으로 꼽는다.
◇PER·PBR 매력있는 반도체 기업 어디?
전문가들이 꼽는 반도체 업종 저PER·저PBR 대표기업(연속 적자기업 제외)은 원익홀딩스다. 원익홀딩스는 10월 말 기준 반도체 업종 내 저PER 1위(3.6배), 저PBR 2위(0.42배)다. PER·PBR 산출 기준은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적용했다.
원익홀딩스의 자체 사업은 TGS(Total Gas Solution)을 영위하고 있으며, 특수가스 및 가스공급시설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원익홀딩스는 원익IPS, 원익테라세미콘, 원익머트리얼즈, 원익 QnC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지주회사다. 본업 가치도 증대되고 있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모회사의 저평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실적 저하로 큰 폭의 실적 저하 및 주가 조정을 겪고 있는 성도이엔지는 저PER 8위(4.1배), 저PBR 1위(0.35배)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 실적 반등 여부가 주가 재평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고객사의 신규 설비 투자 확대 여부가 확인할 이슈다.
SK하이닉스도 저PER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PER 3.7배로 2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가장 PER이 낮은 수준이며 내년 실적 전망치를 감안하면 저PER 매력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엠케이전자 역시 대표적인 저PER·저PBR 종목이다. 반도체 패키지(Package)의 핵심부품인 본딩와이어(Bonding Wire) 및 솔더볼(Solder Ball)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엠케이전자는 저PBR 순위 11위(0.65배)를 기록했다. 저PER 순위는 5~8월 사이 1위를 기록했고, 올해 2분기 실적이 주춤하면서 현재는 순위권 밖에 자리 잡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특수 은 본딩와이어 상용화 △주석·은 원재료 재생 사업 △이차전지용 고용량 Si합금계 음극활물질 등의 신사업을 통한 실적 반등 및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한국토지신탁의 지분가치가 저평가돼 반영된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한국토지신탁의 시가총액은 약 6400억 원이며 엠케이전자 보유 지분 34%를 감안한 지분가치는 2100억 원을 상회한다. 이는 엠케이전자의 시가총액 약 19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와 신사업 매출 가시화 및 자회사 실적 반영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상 알짜 종목은 현재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 된 종목 중 내년 전망이 좋은 기업을 선정하면 된다”며 “PER·PBR 지표 이외에 업황과 회사의 내부 동향을 잘 파악하면 투자 대상 종목이 선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