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MD ‘절대공식’ 깨졌다...1층에 레스토랑ㆍ영캐주얼층에 화장품 매장

입력 2018-09-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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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뉴얼해 오픈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매장 구성을 상품 중심에서 고객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바꿨다. 사진은 4층 럭셔리 리빙관. 사진제공 현대백화점
백화점 매장의 절대공식이 깨지고 있다. 백화점 1층에 통유리가 생기는가 하면 영캐주얼층 한복판에 화장품 매장이 입점하고 백화점 1층 알짜 매장 위치에 레스토랑이 들어서는 식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매장에 ‘스파이스(Spice, 양념)’ MD 구성이 각광받고 있다. 스파이스 MD란 제각기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동일한 층에 입점시킴으로써 마치 쇼핑객 입맛을 자극하는 양념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로써 매출 면에서 윈윈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 백화점 측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여성복 영캐주얼 매장 한복판에 15호점을 오픈한다. 시코르 이은영 팀장은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스파이스 매장의 경우 해당 브랜드는 물론 주변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오픈한 AK&홍대도 마찬가지다. AK플라자 측은 1층 전체 8개 매장 중 50%를 F&B로 채웠다. 과거 백화점·쇼핑몰 등 쇼핑 공간은 1·2층에 패션·액세서리 매장으로 꾸미고 식음 공간은 최하층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던 점과 비교된다. 이곳에 식음 공간을 배치해 연남동과 홍대 인근을 방문한 나들이객이 자연스럽게 F&B시설을 이용해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최근 리뉴얼한 1층에 SPC그룹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 등이 입점된 ‘더라운지’를 선보였다. 정문 바로 옆에 위치하며, 영업 면적만 약 300㎡(90평)에 달한다. 1층 영업 면적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공간을 식당가로 바꾼 것이다. 백화점 1층에 카페나 베이커리가 오픈한 적은 있지만 레스토랑이 문 연 것은 천호점이 처음이다.

특히 ‘백화점 1층에는 고객들이 쇼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리창을 없애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통유리창을 설치한 점도 파격적이다. 백화점 1층은 보통 밖에선 안이 보이지 않는 형태다. 통유리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고객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편하게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레스토랑은 1층에 있는 다른 매장이 오후 8시에 문 닫는 것과는 달리 밤 10시 30분까지 영업한다.

백화점 업계의 이 같은 시도는 소비자들의 구매 니즈 변화에 따른 것이다. 고객이 변하면 백화점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매장을 선보여야 한다는 시도에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가까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취향도 제각각이고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13년 전체 매출에서 패션·잡화 비중은 74.7%였지만, 지난해엔 72.0%로 2.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리빙 매출 비중은 2013년 8.5%에서 지난해 10.1%로 늘며 처음 10%대를 넘었고, 식품 매출 비중 역시 2013년 16.8%에서 지난해 17.9%로 1.1%포인트 올랐다.

박채훈 현대백화점 MD전략팀장은 “고객은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지만 백화점의 층별 매장 구성은 백화점을 처음 선보인 이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번에 리뉴얼 오픈한 무역센터점의 매장 구성은 ‘상품 중심’에서 ‘고객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바꾼 신선한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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