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석방”, “즉각 석방”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서울중앙지법 안팎에 울렸다.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6일, 법원 앞 삼거리에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병력이 몰려 아침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선고 공판이 열리기 전, 법원 동문에서 정문으로 가는 길 위에는 경찰 버스 20여 대가 빼곡하게 세워졌고 33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구급차 한 대도 대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법원으로 향해 길게 뻗은 길 위에 스크린 두 대를 나란히 설치했다. 한 쪽에는 태극기를 띄웠고 다른 한 쪽에는 “좌파탈출”, “정치보복” 등 단어가 들어간 노랫말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왔다. 도로 양 옆에는 집회에 필요한 태극기와 성조기를 파는 상인들과 '박근혜 대통령 구국총연합'이라고 쓰인 모금함도 있었다.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후 1시께 서울에 올라왔다는 위자경(65ㆍ경북 구미) 씨는 “사법부에서 성숙한 법치를 보여달라”며 “검찰이 30년 말한 건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위 씨는 태극기로 만든 한복을 입고 성조기를 흔들며 집회에 참가했다.
한편 거리 위 집회에서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영등포에서 온 고의환(66) 씨는 “대통령이 안 나와 생중계 안 볼 것”이라며 "재판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씨는 “박근혜 대통령님, 많은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용기내고 힘 내달라”며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말을 남겼다.
오후 3시 55분께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하자 거리에는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법원 삼거리 곳곳에 흩어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경찰 병력은 선고 직후 집회가 열리는 장소로 모였다.
이날 법원으로 향해 뻗은 큰 길은 집회로 인한 차량 파손 위험으로 주차를 제한하는 등 밤 12시까지 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