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기고]천병년 대표가 꿈꾸는 '동탄 바이오클러스터'

입력 2018-03-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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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년 대표의 실험동물 이야기⑨]국내 최초 민간주도형 클러스터..신약개발의 오프라인 포털 지향

필자가 계획하고 있는 경기도 동탄의 ‘우정바이오클러스터’는 대지 927평 연건평 6000평으로 민간 주도형 클러스터다. 지하 2개 층은 AI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최첨단 실험동물실로 다양한 LMO 동물과 PDX 마우스를 비롯한 귀중한 연구자원들이 최첨단 시설에서 관리된다. 이 곳은 신물질 연구를 위한 개별 보안구역과 공동연구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운영된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단독 실험동물실을 갖추지 못하는 실력있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공간도 별도로 준비할 계획이다.

지상층은 정밀의료 지원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임상의와 공조하여 당장 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PDX 모델을 공급하면서 항암 신약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환자와 병원을 통한 고부가 수익이 기대되며 뱅크 형태로 축척된 암환자 조직은 제약회사 등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면역항암제(Immuno Oncology) 개발 전문 연구팀을 위한 공간도 준비된다. 충분한 시설과 신뢰성 높은 동물로 제한없이 전임상 시험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밖에 기술과 경험과 시설을 활용하여 자금과 분석능력이 부족하거나 연구자 확보의 한계로 연구를 포기해야 하는 바이오 벤처와 대학 연구소를 위한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후보 물질의 분석을 도와 국내외 대기업과 협상할 수 있는 라이선스 인 아웃의 브릿지 역할도 계획하고 있다. 말 그대로 바이오신약개발의 오프라인 포털인 셈이다.

위에 나열한 사업들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계획단계를 지나 이미 우정이 기존에 자리잡고 있는 차세대 융합기술원 빌딩 내 다섯 군데(임대면적 총 5600m2)에서 펼쳐지고 있고 현재도 확장중에 있는 사업들이다.

지난 30년동안 하나씩, 둘씩 준비해왔기에 무리가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현재 지불하고 있는 임대료와 관리비로 금융이자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과다한 추가 지출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핵심전문인력 또한 확보하였고 적은 규모이지만 이미 사업 수주가 시작되고 있다. 보다 큰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가공간의 확보라는 과제만 해결하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입주 예정지인 동탄 단지는 이미 한미약품 중앙연구소가 있고 가까운 곳에 유한양행. 동아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일양약품, 태평양화학, 녹십자 등 국내 대형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연구소 및 중견 제약기업 중앙연구소가 있다. 가까운 판교는 바이오 벤처기업이 즐비하며 30분 거리에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성빈센트병원을 비롯 더 가까이 한림대병원, 연세대동탄병원이 자리잡고 있다. 또 성균관대, 경희대, 아주대 등 대학들도 가깝다. SRT 동탄역은 강남과 대전 등에 있는 연구원 및 기관들의 쉬운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주변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지식 산업단지는 중소 바이오 벤처 연구소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적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상생할 수 있는 상호의존의 터전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경쟁해서 각각의 능력만큼 경제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사에서 자연발생적 생태계의 좋은 예는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이다. 이곳이 어떻게 발생되었고 성장할 수 있었는 지를 보면 이해가 쉽다. 처음에는 생계형 좌판가게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새 골목이 생겼고 사람들이 모였다. 수요와 공급은 앞뒤를 다투며 균형을 맞추다가 임계점이 넘는 순간 급격히 활성화가 되어 단기간에 큰 시장이 형성되었다.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생태계의 현주소는 시장형성단계 직전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 기업들이 꿈꾸는 license-in 까지는 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생존자체가 난제인 이들이 제대로 된 연구개발을 하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직 아니다. 부족한 시설, 적기에 지원되지 않는 기술, 안정되지 않은 투자의 고통을 딛고 국내외 대기업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보유한 후보 물질의 전임상 데이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데 있다.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환모델동물과 실력있는 연구원과 정밀한 분석장비가 필요하다. 바이오신약개발 초기에는 굳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GLP시험 보다 빠르고 저렴한 non-GLP시험데이터가 필요하다. 또한 대세인 바이오 신약은 기존의 합성신약과 달리 정해진 시험유형이 없고 체크 해야 할 부분이 다양하고 많다.

필자가 30년 전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을 황무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시작하면서 구상했던 일이 바로 이런 그림이다. 정부주도나 대학 중심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수익형 모델로 자연 조성되는 역동적인 생태계는 자동화 된 질환모델 동물센터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내 꿈은 관이나 대기업 눈치를 보지 않는 환경에서 끼 있고 실력 있는 사람들과 신나게 일하는 것이다. 우정바이오클러스터는 그 꿈을 향한 큰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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