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는 28% 기부 줄이고…안으로는 25% 직원 복리후생비 줄여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대규모 수익을 내고 있지만, 기부금과 복리후생비 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조사되어 비난을 받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가 올해 3분기까지 지출한 기부금 규모는 총 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5억 원)보다 2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3분기 누적 기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26억 원)보다 66%가 줄어든 9억 원에 불과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연결기준)은 지난해보다 42% 늘어난 2821억 원을 기록해 극명히 대조된다.
다음으로 기부액을 줄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였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한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전보다 기부금을 44%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부금 규모는 올해보다 17억원 많은 37억 원. 몸집을 키운 대신, 기부는 왜소해진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081억 원으로, 합병 전보다(1724억 원) 두 배 이상 늘었다.
키움증권(-41%), 메리츠종합금융증권(-35%), 삼성증권(-32%), 한국투자증권(-14%)도 두자리수 이상 기부금 규모를 줄였다. 이들 3개 증권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27%, 127% 늘었다.
결국, 대형 증권사들이 증시 활황으로 파격적인 실적을 거뒀음에도, 공헌 활동 등 사회 환원에는 소홀하거나 인색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10대 증권사를 포함한 55개 증권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2조931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078억 원)보다 62%(1조1234억 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한 KB증권은 1년 만에 기부금 규모를 6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4배 가까이 늘려 주목된다. 통합 이후 사회공헌활동 등 공익에 더욱 신경을 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밖으로는 기부금을 줄인 이들 증권사들은 안으로는 직원들의 복지 비용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국내 10대 증권사가 복리후생비로 쓴 돈은 총 34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74억 원)보다 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들 복지비 규모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지난해(137억 원)보다 18% 줄어든 113억 원에 머물렀다. 이어 미래에셋대우(-14%), 삼성증권(-9%), 대신증권(-8%), 메리츠종합금융증권(-7%), NH투자증권(-6%) 순으로 복리후생비를 줄였다. 반면,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5%, 7%가량 늘려 대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