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투자 12.2억달러...57% 급증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외국부동산 취득 금액은 12억2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57%나 급증했으며, 취득 건수도 3941건으로 전년보다 65%나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투자 주도 '세배 급증'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가 '붐'을 이룬 것은 개인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외국부동산 취득액은 11억1000만 달러로 전년(5억1000만 달러)보다 116%나 증가했으며, 취득 건수도 2698건으로 전년(1268건)보다 113%나 늘었다.
용도별로 보면 투자용 부동산이 취득한도 확대 등으로 8억달러(2013건)에 달해 전년(2억4000만 달러, 648건)보다 3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비해 주거용 부동산은 3억2000만 달러(685건)로 전년(2억7000만 달러,620건)보다 다소 늘었으며, 4월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해외교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취득이 크게 늘었으며, 미국이 전체의 42%(건수 기준 28%)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레이시아가 71건에서 415건, 필리핀이 26건에서 306건, 싱가포르가 6건에서 154건으로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가 사회적인 붐을 타고 크게 증가했다.
평균 신고금액은 41만 달러이며, 미국이 약 62만 달러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싱가포르 55만 달러, 호주 50만 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건당 평균 20만 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투자 한도 확대가 '기폭제'
이같은 해외부동산 투자가 급증한 배경은 외국부동산 취득한도가 확대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국은행은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개인 주거용의 경우 2006년 3월 취득한도가 폐지됐으며, 투자용도 지난해 2월 300만 달러로 취득한도가 3배나 확대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도 해외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지난해 현실화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서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인의 외국부동산 취득은 건설사의 해외 부동산 개발 축소로 6200만달러에 그치면서 전년(2억3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다만 취득 건수는 기업의 오피스텔과 직원사택 등 소액 부동산 매입이 늘어나면서 전년보다 다소 증가했다.
골프회원권 등 부동산 이용권 소재지는 중국이 2700만달러(63%)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200만달러(28%)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