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내외적인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자, 주가 방어를 위해 일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의 주가 흐름을 볼 때, 이들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기전자 업체인 KEC 황창섭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은 2일부터 17일까지 자사주 17만4930주를 장내 매수했다.
KEC는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2억 원, 당기순이익 36억 원을 달성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7%, 125% 증가했다. 특히 7월에는 LG화학과 손잡고 ‘전기자동차용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다이오드 모듈’ 공동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전기차부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사업 호조와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KEC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11일에는 최저점인 888원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 이후 KEC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24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12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IT기업인 라이트론도 24일 자사주 매입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라이트론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8만 주를 장내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적 하락으로 인해 21일 주가가 연중 최저점인 5000원 초반까지 떨어지자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날 주가가 반등하면서 장중 67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바이오기업 젬백스 역시 주가가 1만 원 밑으로 추락하자 경영진들이 자사주 6만6000주를 장매 매수하면서 주가를 다시 1만 원대로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한국항공우주가 대규모 분식설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장상섭 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임원들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면서 사태 진정에 나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다시 반등하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가 빛을 보고 있다”면서 “경영진들의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재차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