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진정한 라이벌은?

입력 2008-01-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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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야심작 제네시스를 발표하면서 출시 전 사전 계약대수 4500대를 넘기자 수입차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제네시스의 판매가격은 4050만~5830만원이며, 옵션을 추가할 경우 최대 6746만원으로 올라가 상당수의 수입차들이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측이 제네시스의 라이벌로 꼽는 차종은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그러나 기존 수입차 고객들이 벤츠와 BMW를 현대라는 브랜드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해볼 것인가가 관건이다. 특히 벤츠 E350은 가격이 1억190만원이어서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가 곤란하다. BMW의 경우도 인기를 모으는 528i가 6750만~7750만원이라 비교해볼 수 있으나, 출력 면에서 제네시스에 견줄 수 있는 530i는 9150만원으로 제네시스와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라이벌은 이들 두 차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인기 모델로 떠오른 브랜드 중 상당수가 4천~6천만원 대 차종이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는 현대차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렉서스를 꼽을 수 있다. 렉서스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럭셔리 브랜드로, 제네시스의 주력 시장이 될 미국에서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특히 렉서스 ES350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모델이어서 고객들의 비교 리스트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ES350은 3.5ℓ 277마력 엔진을 얹었고 차체 크기도 제네시스와 비슷하다. 또한 정숙성을 강조하는 차의 성격도 유사하다. 다만 제네시스와 달리 앞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 다르다. 가격은 5990만원~6520만원(내비게이션과 마크레빈슨 오디오, 글라스 루프 등 추가됨).

렉서스의 또 다른 모델인 GS350은 성능 면에서 제네시스를 압도한다. 3.5ℓ 307마력 엔진을 얹어 제네시스 3.8ℓ 290마력 엔진보다 배기량이 작으면서도 출력은 더 높다. 또한 제네시스와 같은 뒷바퀴굴림 방식이면서도 연비는 10.3km/ℓ로 제네시스(9.6~10.0km/ℓ)보다 뛰어나다. 가격은 7310만원으로 조금 높은 편이다.

폭스바겐 파사트 V6 3.6 4모션은 3.6ℓ 배기량에 280마력의 출력을 내며, 네바퀴굴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제네시스처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갖춰 가다서다 하는 길에서 편리하다. 값은 5990만원이며, 출력이 약간 떨어지는 4790만원짜리 2.0 TFSI도 비교 리스트에 올려놓을 수 있다.

볼보의 경우는 기존 6800만원이던 S80 3.2의 가격을 820만원 내려 5980만원에 내놓으며 제네시스와 정면 승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의 어댑티브 헤드램프와 같은 액티브 바이제논 라이트를 이번에 추가해 야간 주행 시 운전자의 가시성을 높였다.

아우디는 A6 3.2가 제네시스의 라이벌로 꼽을 수 있다. 최고출력 255마력이며 가격은 6990만~8530만원(콰트로 모델)로 벤츠, BMW 다음으로 비싸다.

현대차가 내건 제네시스의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3만5천대. 지난해 수입차 시장의 전체 규모가 5만대를 약간 넘긴 수준이어서, 적어도 판매 대수에서는 현대차가 모든 수입 브랜드를 앞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최고급차는 많이 팔리면 희소성이 떨어지므로 이것이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한때 부유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그랜저가 이제는 쏘나타와 비슷한 판매 대수를 보이며 대중화된 것이 그 좋은 사례다. 제네시스가 수입차에게 빼앗겼던 시장을 얼마나 되찾아올지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화젯거리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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