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해외사업 현황과 비전
자원개발, 원자력, 수력, 송변전, 배전 등 해외사업 다각화
2006년까지 해외사업서 거둔 경제적 수익 총 1조원 넘어
2015년 아시아 No.1 전력사 도약 위한 실천 로드맵 공포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 해외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섰다.
그 근본 이유는 급변하는 국내 전력시장 환경을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10%대이던 국내 전력수요 성장세는 국내 경제성장의 둔화와 전력 저소비형 서비스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올해의 전력수요증가율은 4%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10년 이후에는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력직거래, 구역전기사업자 등 민간부문의 전력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제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2015년에는 국내전력시장의 10%를 민간발전사업자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의 해외사업 역사
한전이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수십년간 국내전력산업에서 쌓아온 경험과 경쟁력을 발판삼아 국내 전력시장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의 전력시장 진출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한전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발전시장 입찰시장에 뛰어들어 1995년과 1996년 필리핀 말라야화력발전소 성능복구 및 운영사업과 당시 세계 최대의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이었던 필리핀 일리한 가스복합 화력발전사업을 국제경쟁입찰시장에서 잇달아 수주했다.
이후 중국의 경제발전과 전력수요의 성장 가능성을 예견하고 중국 진출을 적극 추진하게 된다. 그 결과 2003년 하남성 무척현에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중국 정부의 사업 비준을 획득함으로써 중국 발전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전이 2006년까지 해외사업에서 거둔 경제적 수익은 총 1조원을 넘어섰으며, 순이익은 5000억원 남짓한 규모이다. 한전이 해외사업여건이 민간기업과는 상이한 공기업이란 점과 10년 남짓한 한전의 해외사업 역사, IMF 이후에 겪은 침체기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작지 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사업 다각화 추진
한전은 과거 발전사업 위주의 사업영역을 자원개발, 원자력, 수력, 송변전, 배전 및 통신사업 등으로 다양화함으로써 사업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째로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추진중인 석유광구 탐사와 연계된 발전소 및 가스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팩키지딜(Package Deal)’ 형태의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팩키지딜 사업이란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에 발전소를 지어주는 대가로 자원개발권을 확보하는 사업 방식을 말함). 한전의 주요 전략적 진출대상인 동남아,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지하자원은 풍부하지만 전력 인프라는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프라 건설과 자원개발이 결합된 팩키지딜 사업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최적의 자원개발 사업모델이자 해외에너지 시장 개척의 새로운 돌파구가 아닐 수 없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전은 지난 5월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에너지 공기업 CEO 클럽’을 결성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전문 공기업들과 공동으로 패키지딜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자원개발 및 플랜트 수출의 시너지효과 극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둘째, 한전은 발전연료의 안정적 수급을 도모하고 국가 에너지 자립에 기여하기 위해 우라늄 및 석탄 등 안정적 수급처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자원광산 M&A 및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셋째로 우라늄 자원개발사업은 우라늄광 탐사사업 참여, 광산지분 인수, 광산업체 지분인수 등 3개의 전략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추진 중에 있다. 먼저, 탐사사업 추진을 위하여 지난 10월, 캐나다 우라늄 개발 전문회사인 캔알라스카社(CanAlaska)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캐나다 지역의 크리이스트 우라늄 탐사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피션社(Fission)와는 워터베리 레이크 우라늄 공동 탐사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하였다.
또한 우라늄 광산지분 인수를 위해 캐나다 피션社(Fission)의 디어터 광산 및 스트라스모어社(Strathmore)의 미국지역 개스힐 광산 지분인수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에 있으며, 광산업체 지분인수를 위해서는 호주의 마라톤社(Marathon)와 정밀실사 진행 등 우라늄 자원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 중에 있다.
이어 지난 11월에는 우라늄 개발 전문회사인 포시스社(Forsys)와 신흥자원부국인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우라늄 광산 공동개발 추진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아프리카 자원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몽골 및 우크라이나와도 우라늄 공동 개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에너지 선도기업으로서 우라늄 자원개발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석탄의 경우 지난 10월 호주 시드니에서 광산개발 전문기업인 코카투社(Cockatoo Coal Limited)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코카투社와 체결하였으며, 광진공, 한화 및 발전5개사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물라벤 유연탄광에 대한 지분인수 사업은 순조로운 실무작업을 마치고 12월중 광산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셋째 한전은 세계 6번째 규모의 원전설비를 보유하고 30년 가까운 원전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전은 해외 원자력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재 ‘선택과 집중’ 전략에 의거하여 인도네시아, 터키, 중국 등을 전략적 수주국가로 선정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나가고 있다.
넷째, 한전은 4% 수준에 불과한 송배전 손실률 등 뛰어난 송배전망 운영경험과 전력 관련 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장점을 활용한 기술 수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리비아, 몽골,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송배전 컨설팅 사업을 수행중이며, 특히 올해는 파라과이, 가나 등 아프리카 14개국(WAPP:서아프리카 전력망공동체)을 연결하는 송배전망의 운영 개선을 위한 컨설팅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남미와 아프리카의 송배전 사업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성과를 거두었다.
마지막으로 한전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력발전사업영역에서도 해외 진출 사업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라오스와 파키스탄, 네팔사업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타지키스탄, 키르키즈스탄으로 사업대상국을 확대하고 있으며, 남미의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와 아프리카 지역의 코트디부아르, 우간다, 콩고, 잠비아 등 올해 2월 해외수력사업을 시작한지 8개월만에 권역별 핵심 수자원 개발대상국을 중심으로 거점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네팔수력사업의 경우 지난 10월 11일 한전 최초로 해외수력사업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해외수력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이를 계기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계곡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네팔 수력발전사업을 본격화 될 전망이다.
◆2015 해외사업 비전 및 마스터플랜 수립
지난 4월 새롭게 부임한 이원걸 사장은 해외사업을 통한 한전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임기중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뜻임을 밝혔으며, 해외사업 중장기 비전 및 로드맵 수립을 통한 체계적인 해외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후 약 7개월간의 실무작업을 거쳐 한전은 지난달 20일 해외사업 비전 선포식을 갖고 미래 해외사업 청사진과 아시아 No.1 전력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실천 로드맵을 공포하였다.
이날 한전은 “2015 Asia's Best Value Developer in Energy Service”를 해외사업 비전으로 공식 발표하였다. 해외사업 비전 “2015 Asia's Best Value Developer in Energy Service”는 전력서비스 뿐 아니라 자원개발 확보 등 에너지 전 서비스 분야에서 최상의 전력서비스를 제공하여 글로벌 가치개발 및 창출에 공헌함으로써 아시아 최고의 전력회사로 성장 발전함은 물론 프랑스 EDF와도 견줄 수 있는 세계적 위상을 확보하자는 한전의 야심찬 해외사업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2015년 해외사업 추진목표로서 해외사업 매출 3조8000억원과 해외 발전지분용량 1000만kW 확보를 공식화하였다. 해외사업에 회사역량을 집중하여 현재 2000억원 규모의 해외사업 매출과 150만kW 규모의 발전 지분용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인 해외사업 추진 마스터플랜도 이날 함께 선을 보였다. 해외사업 추진 마스터플랜은 해외사업 환경 및 경쟁요인 분석, 한전의 해외사업 역량 진단 및 추진 단계별·조직별·인력별 목표수준 설정, 사업 부문별·시장별 중장기 로드맵 및 추진전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편영운기자 yup@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