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로 남중국해·북한 문제 논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권 탄압으로 비판받는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지난달 29일 트럼프와 두테르테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남중국해 영토 문제를 통화로 논의했다고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포함한 아시아 정상들과 북한과의 위협에 대처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트럼프는 싱가포르와 태국 정상과도 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트를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그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현재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 근절을 이유로 8000명 이상을 사형한 데 대해 국제적인 비난이 있음을 의식한 발언이다.
필리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 동맹 의지 밝혔으며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고 표현했다. 두테르테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는 대립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두테르테의 정책을 인권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응수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욕설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뒤 단독 전화회담을 나누면 양국 간 관계 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의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와 두테르테 만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낙관했다. 이시스-유소프연구소의 이안 스토레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남중국해 문제를 건드리지 않았다”며 “두테르테는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