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의 명가로 불리우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 서울 신촌 1호점이 13년 만에 문을 닫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2월 서울 신촌에 문을 연 크리스피크림도넛 1호점이 지난 15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12년 3개월 만에 폐점했다. 아시아 지역 첫 매장이기도 했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 1호점은 도넛 극장을 통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해 큰 관심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어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최근 매장 수 확대와 매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상징성이 큰 국내 1호점 신촌점을 폐점한 직접적인 이유는 엄청나게 상승한 임대료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 관계자는 “1호점이 갖는 의미 때문에 힘들더라도 폐점은 안하려고 했으나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신촌 상권의 임대료는 인근 지역 보다 50% 정도 비싼 편이다. 손해를 보고 영업을 할 수 없었다. 신촌매장을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 1호점 폐점 배경에는 2014년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비용 부담이 큰 직영점을 줄이고 가맹점 중심으로 경영을 전개하려는 마케팅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직전인 2014년 101개 매장에서 2015년 123개, 2016년 142개로 늘었다. 이 중 직영점 수는 2014년 95개에서 2016년 90개로 줄었다.
이밖에 커피전문점이 급증하고 새로운 디저트 전문점이 연이어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도넛 시장이 위축된 것도 한몫했다. 던킨 도너츠의 경우 지난 2013년 903개 매장에서 지난해 780여개로 123개나 폐점했을 정도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살렘에 처음 선을 보인 뒤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현재 미국 45개주, 캐나다 등지에서 4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75만개의 도넛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