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엄마ㆍ아빠, 주머니가 빈다... ‘소비절벽’ 심화 우려

입력 2017-02-28 10:28수정 2017-02-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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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허리’ 40대 가구 소득 증가폭 역대 최소

우리나라 전체 연령대에서 소비 활동이 가장 왕성한 40대 가구의 소득 위축이 심화되면서 ‘소비절벽’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 연령층 40대(40∼49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500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0.9% 증가에 그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다. 더욱이 2015년 당시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 증가폭 2.8%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40대 가구의 소득은 이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3% 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하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2009년에도 40대 가구는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소득이 증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40대 가구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20ㆍ30대 가구의 경우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경향을 갖고 있고 퇴직을 앞둔 50대 가구 이상에서는 소득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면 40대 가구는 일생에서 소득수준도 가장 높고 매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소득이 1년 전보다 0.03% 줄어들며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데 이어 4분기에는 감소 폭이 0.04%로 더 확대됐다. 40대 소득 증가 폭이 둔화된 것은 사업소득 감소 영향이 컸다. 사업소득이 1.7% 줄어들면서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 역시 3년째 역대 최저 수준인 2%대 증가율에 머물면서 40대 가구 소득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경제의 소비 주축인 40대 가구 소득이 줄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308만 원으로 전체 연령대 가구 중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165만 원)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실제 지난해 4분기 40대 가구의 소비 지출은 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7% 줄어들었다. 40대 가구 소비 지출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 이후 3년여 만이고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3.2% 줄어든 이후 최대다.

이를 반영하듯,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뚜렷한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102.0이던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95.7), 12월(94.1)에 이어 올 1월(93.3)까지 3개월 연속 내리막을 달렸다. 올 2월 94.4로 반등했지만, 상승 폭도 크지 않고 지수 자체도 낮은 수준이다.

정부 역시 최근 소비심리 악화의 가장 근본적인 배경에 가계의 소득 감소를 지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의 다양한 정책과제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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