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의 스테판 라르손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지 2년이 채 못돼 퇴임을 발표했다. 창업자인 랄프 로렌과의 충돌이 사퇴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라르손 CEO는 2015년 11월 랄프로렌의 경영권을 잡았다. 당시 랄프로렌은 실적 악화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라르손 CEO는 정규 직원의 8%를 감원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동시에 수십 개의 점포를 폐쇄하며 영업 비용을 줄여나갔다. 그런데 최근 몇 주 동안 로렌 창업자와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 마케팅 측면에서 비전이 달랐고 긴장은 계속됐다. 이사회 측은 이 문제를 논의하고자 며칠간 토론을 계속했고, 로렌 창업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라르손 CEO는 5월 1일자로 랄프로렌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이사회에서 방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랄프로렌이 발전하는 방법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랄프로렌의 주가는 12% 폭락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랄프로렌 주가는 30% 떨어졌으며 이번 분기 매출액도 저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편 라르손은 패션업계에 황금손으로 불리는 인물로 SPA브랜드인 H&M을 업계 리더로 만든 장본인이다. 동시에 갭(GAP) 모회사인 올드네이비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이끌어 주가를 14% 가까이 끌어올린 실력자로 평가된다.
씨티그룹의 케이트 맥셰인 애널리스트는 “로렌 창업주와 비전이 잘 맞는 CEO를 찾아내는 게 랄프로렌이 직면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라르손이 회사를 나가면서 다른 임원들도 같이 퇴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