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만 되풀이하고 8년 임기를 마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불편한 관계’를 24일 조명했다.
안보리의 결의안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과 동예루살렘에서 계속해 온 정착촌 건설의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미국만 기권하고 나머지 14개 이사국이 찬성해 통과됐다.
안보리가 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이 ‘2국가 해법’을 방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1967년에 설정했던 경계선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자는 내용이다.
안보리가 결의안을 추진하자 이스라엘은 미국에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으나 외면당했다.
결의안이 통과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의 집단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뒤에서 이러한 공격을 공모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계속 무시해온 것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결과였다”며 “오바마 대통령이네타냐후 총리에게 가한 마지막 배신”이라고 해석했다.
2009년 1월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과 2개월 뒤에 집권한 네타냐후 총리 간 대립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두 사람은 그 해 5월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갈등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며 이스라엘에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8년 반목’의 시작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정착촌 건설을 계속 추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무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던 2012년에 네타냐후 총리는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를 사실상 지지하기도 했다. 롬니 후보가 이스라엘을 방문하자 마치 대통령을 대하듯 해 오바마 대통령을 자극했다.
두 사람은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서도 갈등을 되풀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만들어 이란과 비밀협상하면서 이스라엘에는 비밀로 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비밀 협상이 알려졌을 때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협상안을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