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특검 출석… 고개 숙인 채 '묵묵부답'

입력 2016-12-24 13:58수정 2016-12-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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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 기자 foto@)

권한없이 국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긴 '비선실세' 최순실(60) 씨가 2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씨는 이날 오후 1시52분께 법무부 호송차량을 통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3층 주차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수의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숙인 최 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두고 있는데 어떤 심정이냐', '정유라 씨 체포영장 발부 소식을 들으셨나', '벌 받겠다는 생각에서 혐의 부인으로 입장 바뀐 이유가 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최 씨를 상대로 삼성과 대가성 거래를 했는지를 우선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공식 수사 개시일 전날인 20일 장충기(62)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18일에는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접촉했다. 특검이 수사 개시 3일만에 이번 사건에서 가장 핵심 인물인 최 씨를 조사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에는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대통령-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으로 이어지는 공모관계에 의해 기업 강제모금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최씨와 삼성 관계자들, 김 전 차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제3자 뇌물 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여일 간의 특검 수사는 박 대통령을 조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면서 정점을 맞을 전망이다.

특검은 또 최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의 재산축적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전날 이광재(48) 전 국세청 역외탈세담당관을 특별수사관으로 합류시켰다. 특검팀은 현재 최 씨가 독일 등지에서 관리한 재산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최 씨는 최근 언론을 통해 해외에 숨겨둔 재산 규모가 8000억 원에서 많게는 10조 원에 이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씨에 대한 조사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며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파면 사유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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