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소설의 재발견… 나와 세상에 대한 물음

입력 2016-12-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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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맨부커상 한강 ‘채식주의자’·혜민스님 에세이 ‘완벽하지 않은…’ 최다판매

올해 가장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책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23일 온ㆍ오프라인 서점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판매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보문고와 알라딘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한강의 ‘채식주의자’, 예스24는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집계됐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이후 국내 독자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올해 최다 판매작에 이름을 올렸다. 노벨문학상에 비견되는 국제 문학상 수상 소식에 이 책은 한동안 품귀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채식주의자’는 예스24에서도 올해 종합베스트셀러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대 이슈작임을 입증했다.

예스24에서 올해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후 4년 만의 신작이어서 출간 초기부터 관심이 쏠렸다. 이 책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가 담겼다.

올해 ‘채식주의자’,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비롯해 문학성과 공신력을 확보한 작품들 덕분에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는 짧은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최은영 작가와 김금희 작가의 신작 등 젊은 작가들의 소설도 이례적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혼돈의 시대상을 반영한 정치비평, 한국사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10월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관련된 정치ㆍ사회 도서의 판매가 급증했고, ‘악마 기자 정의 사제’, ‘팩트체크’, ‘대통령의 글쓰기’ 등 국내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책들이 주목받았다.

국정교과서 논란을 둘러싸고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역사를 쉽고 편안하게 다루는 책들도 인기였다. 한국사 관련 서적의 판매 비중도 높았지만 최근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최태성의 ‘큰별쌤 최태성의 고급 한국사’ 등이 인기를 끌었다. 내년에는 특정 시대나 사건, 역사 인물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며 현재와 비교하는 시선들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학자들 간의 논쟁과 다양한 해석들이 독자들에게도 역사를 어떻게 보고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책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하는 바람이 에세이 분야 도서에 대한 열풍도 이끌었다.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외에도 전승환의 ‘나에게 고맙다’, 김수민의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등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건넨 힐링 에세이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경제경영 독자들의 관심을 끈 가장 큰 이슈는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 미래를 대비하려는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토마스 슐츠의 ‘구글의 미래’ 등이 이슈의 중심에 섰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환율의 미래’,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처럼 재테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올해 공무원 수험서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가중되는 취업난에 기업체와 공사ㆍ공단 취업서 시장이 줄어드는 것과는 반대로 공무원을 준비하는 20대 취준생이 증가하며 공무원 수험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한길, 이선재 등 공단기 소속 강사의 수험서가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동기, 민준호 등 동일 학원에 소속된 강사의 수험서 판매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특정 출판사의 도서 판매 쏠림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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