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소비절벽의 시대’, 중소기업의 돌파구는?

입력 2016-11-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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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큐베이팅 사업에 발을 디딘 지 어언 6년이 흘렀다. 인큐베이팅 시장뿐 아니라 중견기업의 브랜드 활동 또한 해가 갈수록 투자 대비 가성비가 떨어지는, 참으로 소비심리가 절벽에 달해 있음을 실감하는 시대다.

소비 절벽 상황은 브랜드의 생명 주기를 더욱 단명하게 한다. 브랜드로 발을 디딤과 동시에 사장(死藏)의 도입기로 접어든다는 말이다. 태어나자마자 죽을 것을 걱정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가성비를 높일 수 있으려면 어떤 기법을 적용해야 할까? 그 대안으로 ‘스타트업 벤처정신의 우상향 지속력’과 ‘세계 시장을 오리진(Origin)으로 한 제품 속성의 확충’을 꼽고자 한다.

당신의 브랜드가 5년 동안 정처 없이 헤매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처음 제품을 개발했던 때의 ‘초심’이 브랜드의 성장 주기에 따라 지난 5년간 어찌 변화했을까? 자금력도 변변치 않고, 사업 경험도 전무했던 그 당시,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겁 없이 사재를 털어 금형을 만들고, 시제품을 내놓았던 그 시절. 제품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팔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시장의 첫 반응은 냉랭했으리라. 이 즈음에서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하며 강소주를 위안 삼아 마지막 남은 열정을 불사르고 시장을 설득했을 것이다.

열정을 대가로 회사가 성장하고 나면 누구나 그렇듯, 사장(社長)은 새로운 사업영역에 눈을 돌리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때부터 준비되지 않은 ‘수순에 따른’ 생각 없는 신사업이 시작된다. 성공의 단맛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 첫 번째 성공처럼 당연하게 연속해 올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찾아들게 되고, 그것이 불씨가 돼 자기도취와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신사업은커녕 첫 번째 브랜드마저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왜 초심을 잃게 된 것일까? 준비되지 못한, 남들의 성공이 쉬워 보이는 안이한 생각이 열정의 눈을 멀게 하고, 준비의 체크 리스트를 등한시한 결과일 확률이 높다. 브랜드의 성공에서 처음 1년이 중요한 것처럼 3년차는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는 ‘철저한’ 사업 기획의 시기여야 한다. 준비의 방식이 초심을 벗어나서는 처음 같은 열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초심으로 돌아왔다면 한국 시장의 소비 한계에 무감각하지 말자. 때문에 글로벌 진출을 위한 거시적 브랜드 빌딩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내 시장만 겨냥하는 속성으로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 광고, 홍보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지속됐던 소비처로의 국내 시장의 가치가 이제는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존재 가치로 바뀌고 있음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글로벌이라는 거대한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

국내 시장의 경험과 소비자 트렌드만을 준거로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이후 수출의 초입에서 국내와는 사뭇 다른 해외의 네이밍, 원료물질의 규제, 법령, 트렌드, 디자인 콘셉트 등 수많은 난관에 부딪쳐 수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제품 개발 초기부터 향후 세계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한 제품 콘셉트와 글로벌 아이디어가 기초가 될 수 있도록 시작은 ‘글로벌 타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이 만든 브랜드가 최소 5년은 여기저기서 굴러먹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소비 절벽의 국내 시장 한계성에 탄식하고 한숨만 내쉴 것이 아니라 긍정의 힘을 갖고 지금이라도 도전해 보자. 위기의 시대에 또 다른 성공의 신이 함께하고 있음을 믿고 다 같이 부딪쳐 보자. 영어를 못하면 어떤가. 목적은 결과를 낳고, 성공은 준비한 자에게 찾아온다. 초심과 글로벌. 이것은 중소기업의 브랜드가 이 시대에 놓치지 말아야 할 명제 중의 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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