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체트병은 1973년에 터키의 의사였던 훌루시 베체트가 명명하면서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을 말한다. 반복적으로 입안이나 성기부에 궤양이 발생하거나 때론 눈 안에까지 염증이 생겨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일반적인 자가면역질환처럼 베체트병의 발병 원인 역시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면역기능의 이상을 비롯해 유전적 소인, 과로, 오염된 환경, 중금속 중독, 바이러스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베체트병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지만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구강의 궤양, 성기부의 궤양, 피부의 병변, 눈의 염증을 꼽을 수 있다. 그중 구강 궤양은 베체트병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에게 생기는 증상으로, 혀를 포함해 입안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보통은 원형으로 파인 형태로 나타나며 대개 1~2주 이내에 깨끗하게 낫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발할 수 있다.
성기부 궤양의 경우 구강 궤양과 비슷한 모양으로 나타나지만, 구강 궤양보다 크고 깊으므로 치유되는 시간도 길다. 또한, 피부 병변은 둥그런 붉은 반점이라 ‘결절 홍반’이라고도 불리며 하지에 흔히 발생한다.
베체트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증상인 눈의 염증은 눈의 앞쪽에 발생하는 염증인 전방 포도막염과, 눈의 뒤쪽에 발생하는 후방 포도막염으로 분류된다. 전방 포도막염은 눈이 빨갛게 되고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양상을 띠며 후방 포도막염은 앞이 뿌옇게 보이거나 무언가 떠다니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몇몇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지스한의원 대전점 조훈범 원장은 “한의학에서 베체트병은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눈 주위가 검게 변색하는 호혹병(狐惑病)과 같은 질환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임상경험과 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불균형한 면역체계를 정상화하는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베체트병 환자의 궤양과 염증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체트병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이에 한방은 면역체계의 이상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효과적인 치료가 기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면역체계를 바로 잡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한방치료법으로 진수고, 탕약, 약침 요법 등이 있다.
조 원장은 “자연상태에서 추출한 성분을 통해 만든 약침을 경혈 자리에 주입하고 면역체계에 자극을 주는 원리를 지녀 면역 기능의 조절 및 생체의 방어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