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만㎡ 규모 첫 자립형 신도시 주거·상업·기타지구 나눠 총 5단계 중 2단계 진행
도시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자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에 수많은 건축물들의 결정체이자 집약체이기도 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신도시 건설’은 주거를 비롯해 상업시설, 기반시설 등을 건립해 짧은 기간 안에 도시를 형성시키는 것으로 상당한 신도시 개발 노하우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형 신도시 수출은 이 같은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건설한류를 이끌며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짓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이보다 10여 년 앞선 시점에서 포스코건설은 한국형 신도시를 베트남에 수출해 최근 2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베트남에 착륙한 한국형 신도시 ‘스플랜도라’= 포스코건설은 2006년부터 베트남 최대 국영건설사인 비나코넥스와 현지 최초 자립형 신도시인 ‘스플랜도라’를 건설하고 있다. ‘스플랜도라’는 광채를 의미하는 영어 ‘스플랜도(splendor)’와 금을 나타내는 ‘오흐(Or)’의 합성어로 부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초 북안카잉 신도시로 불렸지만 지난 2009년 9월 ‘스플랜도라’로 변경됐다.
스플랜도라 신도시는 부지면적 264만㎡에 32억4000만 달러의 총 사업비가 투입돼 2006년부터 2029년까지 24년간 5단계에 걸쳐 주거·상업·기타 지구로 나눠 개발하는 사업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서북쪽에 조성 중인 이 신도시에서 주거지구는 총 6130가구로 설계돼 그중 △빌라 830가구 △테라스하우스 699가구 △아파트 3535가구 △주상복합 1066가구로 구성된다. 이 같은 자립형 신도시는 베트남 최대 규모인 동시에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형 아파트로 지어진 이곳은 단지 주출입구의 형태부터 필로티를 일부 적용한 구조, 단지 외벽 마감 등이 국내 아파트와 흡사하다. 다만 습도가 높은 현지 기후를 고려해 층고가 국내 아파트보다 1.5배에 달하며 마루 대신 타일 등을 쓰며 현지 스타일에 맞게 지어졌다.
상업지구(36만4000㎡)에는 호텔과 사무실 등이 들어서는 75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이 건설된다. 기타지구에는 국제학교, 종합병원, 공원과 녹지 등 베트남에서는 볼 수 없는 첨단·현대식 관련 서비스 시설물이 들어서 쾌적한 생활을 제공할 수 있다.
총 5단계 사업 중 1단계 사업은 아파트 496가구와 빌라 및 현지형 연립주택인 테라스하우스 553가구 등 모두 1049가구가 입주하는 프로젝트다. 2009년 분양을 실시해 8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빌라와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분양시 ㎡당 2000달러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없어 현재도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1단계 사업은 2013년 9월 공사가 완료됐으며, 이보다 1여 년 앞선 2012년 6월 2단계 사업이 인허가 단계를 마치고 착공해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당시 2단계 착공식에는 쩐 응옥 찐(Tran Ngoc Chinh) 베트남 전 건설부 차관을 비롯해 응우엔 타잉 프엉(Nguyen Thanh Phuong) 비나코넥스 회장 등 250여 명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2단계 사업의 콘셉트 디자인은 미국의 세계적 설계사인 퍼킨스 이스트만(Perkins Eastman)이 맡았다. 2단계 사업에서는 스플랜도라 전체 사업부지(264만㎡) 중 75만8000㎡ 부지에 아파트 2800여 가구, 빌라 412가구, 테라스하우스 466가구, 중앙공원을 개발하게 된다.
◇‘스플랜도라’로 시작해 베트남 ‘도시’를 정복하다 = 포스코건설에 ‘스플랜도라’ 사업 수행은 베트남에서 인정받는 건설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신도시 개발사업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건설사는 2008년 9월 ‘하노이시 광역 마스터플랜 수립’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총 921㎢인 옛 하노이시 면적을 3300㎢(서울시의 약 5배 규모)로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2010년 하노이 천도 1000주년을 맞아 수도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자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계획 수립을 완료하면서 베트남 국가주석 우정휘장과 건설부 장관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 26일 포스코건설이 수립한 하노이시 마스터플랜을 최종 승인하고 본격적인 사업착수에 들어간 상황이다. 오는 2050년까지 포스코건설의 광역도시계획에 따라 하노이시가 새롭게 재탄생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사업에는 신도시를 포함해 도로, 상하수도, 전력, 하천정비, 철도, 정보통신 등 모든 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수도 기본계획에 속한다.
항시 ‘그린’ ‘스마트’를 내세우며 사업을 추진했던 포스코건설은 생태학적 자연환경 보존계획과 도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그린코리더(Green Corridor, 녹지회랑)를 설정했다. 그린코리더란 대도시의 생물상(生物相)을 풍부히 하기 위해 강기슭이나 도로 등을 녹화(綠化) 하고, 다양한 생물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노이시 마스터플랜의 건설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도시계획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며 “또한 향후 하노이시를 비롯한 베트남 도시건설 사업에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참여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10월말 하노이시에서 열렸던 ‘베트남 도시축전’에 베트남 정부는 포스코건설을 초대, 이후 포스코건설의 국내 도시개발 사례인 송도신도시를 직접 경험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송도 국제도시를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