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지난해 급성장에 ‘설화수’ 면세점 1위 빼앗겨… 이달 30일 국내 최대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설욕전’… ‘후’도 플래그십스토어 확장궁궐 캠페인 등 ‘맞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톱 브랜드로 내세우는 ‘설화수’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밀고있는 ‘후’가 면세점 판매 화장품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 부회장이 최근 LG생활건강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오는 2019년까지 서 회장과 치열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서 회장 역시 이에 맞서 면세점에서 후에게 1위를 뺏긴 설화수의 설욕전을 예고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K뷰티(화장품 한류)’선봉장에 선 두 라이벌의 경쟁이 올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우선 일부 면세점 매출에서 후 브랜드에 뒤진 한방 브랜드 설화수의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오는 30일 연다.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 중 최대규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시아의 미와 브랜드 헤리티지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플래그십을 통해 설화수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화수의 행보는 라이벌 브랜드 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설화수는 지난해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중 처음으로 전체 매출로 1조원을 돌파해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면세점 매출 1위 자리를 후에게 빼앗겨 서 회장의 자존심이 많이 구겨진 상황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설화수에 밀렸던 후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만 지난해 1309억원어치를 팔아 설화수(920억원)를 눌렀다.
더욱이 설화수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후의 성장세에 기인한다. 후의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8000억원대로 설화수에 뒤쳐짐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가파르다. 2년만에 매출 규모가 4배나 커지는 등 지난 2012년 6000억원 이상 벌어졌던 격차를 지난해 2000억원으로 크게 좁혔다.
지난 18일 정기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한 차 부회장은 올해 K뷰티의 경이적인 기록을 새롭게 쓰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 K뷰티를 견인할 주자로 후를 선정하고 올해 1조원의 고지를 밟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로수길에 오픈한 후 브랜드 최초의 플래그십스토어도 최근 기존의 약 2배 규모로 새단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토어 ‘후 헤리티지 팰리스’ 확장 오픈을 계기로 궁중문화와 한방화장품의 위상을 높이는 K뷰티 명소로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올해 서울의 4대 궁궐에서 ‘왕후의 사계’를 주제로 궁중문화 캠페인도 펼친다. 후는 올해 매 계절별로 덕수궁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등 서울 도심의 4대 궁궐에서 차례로 특색 있는 궁중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