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38] 애드웨이즈 직원은 애드웨이저, 사람의 힘!

입력 2016-03-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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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만난 인터넷의 가능성

공대 찾아다니며 개발자 만나고

솔루션 개발, 실패·도전의 반복

지금은 12개국서 모바일 마케팅

내 나이 17세,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2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나는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세상을 배우고 부딪쳐 보고 싶었다. 사회에서 정해 놓은 규율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그만둠과 동시에 중소기업 선풍기 필터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어린 나이에 사회인으로서의 첫걸음은 쉽지 않았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그 당시 나는 단 한 번도 영업왕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리만큼 맨땅의 헤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도전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된다.

애드웨이즈의 시작도 마찬가지다. 정말 나는 IT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2000년 즈음, 나는 우연히 사이버 에이전트의 CEO를 통해 알게 된 인터넷의 폭발적인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사이버 에이전트에 입사해 배우고, 일해보고 싶다고 느꼈다. 하지만 역시나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신입사원 시험에도 응시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CEO를 직접 만나 무급이라도 좋으니 일할 수 있는 기회라도 얻고 싶다 말하려고 무작정 회사 앞에서 기다리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거듭된 실패, 더 이상 기회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저 인터넷이 세상을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그 생각,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동경해왔던 경영자가 되어보겠다는 포부만으로 나는 IT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 나는 PC라는 것을 만져본 적도 없었다. 첫 사무실을 열었을 때는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만 1주일을 보냈을 정도다. 그렇게 무작정 인터넷과 IT시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떤 회사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이 앞으로 더 필요한지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찾아낸 흥미로운 사업 영역이 바로 인터넷 마케팅이었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 기술 개발은 필수였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어디서 만나야 하는 걸까? 나는 고민 끝에 공대가 있는 대학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좋은 개발자를 만나기 위해 수업시간 이후나 쉬는 시간 짬짬이 공대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내가 그리는 사업과 미래에 대해 공대생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나의 생각에 공감하는 좋은 개발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퇴직금의 절반을 털어 솔루션 개발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결국 제품을 상용화하지 못하고 쓴 실패를 맛보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게는 다시 도전하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2003년, 애드웨이즈의 첫 서비스인 PC기반의 광고 플랫폼 ‘JANet’을 개발했다. 그 이후로도 애드웨이즈는 시장 변화에 따라 광고 효과 측정 솔루션 ‘파티트랙(Party Track)’ 등 많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이라도 받듯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나는 애드웨이즈 창업 6년 만에 최연소 일본 상장 CEO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빠른 시간 안에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상장한 지 반 년 만에 생각하지 못한 큰 위기가 찾아왔다.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으며 주 고객이었던 회사들이 광고 마케팅 예산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당시 우리는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때문에 갑자기 모든 것을 멈추고 다짜고짜 사업 방향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당시 애드웨이즈는 2003년 일찍이 중국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일본과 중국을 합쳐 15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신규 사업을 잠정 보류하고 실적 개선을 목표로 제휴 마케팅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나와 임원들 대다수가 월급의 80%를 삭감하며 초심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모두의 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위기 속에 기회와 배움이 있다고 했던가. 그때의 위기는 행동력 하나로 애드웨이즈를 시작한 나에게 경영자로서 어떻게 직원을 성장시키고, 회사를 키워 나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다. 위기와 변화에 유연해진 애드웨이즈는 다시 승승장구하기 시작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애드웨이즈는 12개 국가, 22개 거점을 거느린 명실상부한 글로벌 마케팅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분야도 앱 분석, 앱 플랫폼, 앱 에이전시까지 확장하며, 모바일 마케팅 분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회사 경쟁력도 갖췄다.

좋은 회사는 결국 좋은 인재가

‘뭐야 이건! 이런 건 처음이야’

창의성 응원하기 위한 슬로건

우리는 하나란 믿음으로 이뤄

하지만 우리는 이제 잘 알고 있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언제든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내가 회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됐다. 회사가 성장하는 데 급급해 너무 매출과 성장만 좇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애드웨이즈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 바로 사람의 힘이었다. 행동력 하나뿐이었던 나의 이 무모한 도전에 좋은 사람들이 함께했기에 지금의 애드웨이즈가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동료들이 채워주며 함께 성장했기에 지금의 애드웨이즈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인재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애드웨이즈에서는 직원들을 ‘애드웨이저(Adwayser)’라고 부른다. 우리라는 하나된 마음을 갖기 위해서다. 또, 우리 회사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항상 하나된 마음으로 각자의 본분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신입사원이 입사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신입사원이 수동적으로 일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실패하고 반성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험이 쌓이는 과정이 있어야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를 만들려면 결국 좋은 인재가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회사가 그들이 자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위기 속에서 회사의 성장동력이 됐던 새로운 비즈니스는 늘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애드웨이즈의 슬로건은 ‘뭐야 이건! 이런 건 처음이야(OMG! It’s Amazing.)’다.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항상 애드웨이즈는 우리 분야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 새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정했다. 직급에 상관없이 직원들 스스로가 창의적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한 뜻도 있었다.

애드웨이즈의 이러한 기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외국계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진짜 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사실상 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성은 같되, 각 국가에서 진짜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를 하자고 생각했다.

애드웨이즈는 12개 지사가 모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글로벌 기업이다. 나는 각 지사의 애드웨이저들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들을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주고 있다. 현지 직원들보다 내가 그 나라의 시장 상황을 잘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우리 직원들에 대한 전적인 믿음과 가능성을 응원했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애드웨이즈는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애드웨이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국가와 언어 경계를 뛰어넘어 직원들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회사 안에서 사람을 성장시키고, 우리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며 회사 전체의 발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상생하고 성장해 나가는 그 기쁨으로 나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애드웨이즈와 함께 달려나갈 것이다.

<오카무라 하루히사 애드웨이즈(ADWAYS) CEO 프로필>

1980년 4월 8일 일본 사이타마현 출신

1997년 일본 다이토구 시립 우에노 중학교 졸업

1997년 입학 2개월 만에 고등학교 중퇴

1998년 오사카 환풍기 필터 회사 입사, 관서지방 최고 세일즈맨 선정

2001년~현재 주식회사 애드웨이즈 설립

2006년 도쿄 증권거래소 마더스 상장

일본 최연소 상장 CEO 선정(2011년 25세 무라카미 타이치 리브센스 CEO 전까지 기록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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