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급식비 21억 챙긴 업체 대표ㆍ알고도 묵인한 이사장 적발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서 무려 20억원대 급식비를 횡령한 급식업체 대표와 이를 알고도 묵인한 학교재단 이사장 등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부산지역 모 자율형 사립고에서 식자재 비용을 부풀려 거액을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해 식자재 납품업체 대표 안모(50)씨와 직원 황모(45)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거래 업체에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지출 후 차명계좌로 돌려받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챙긴 혐의(횡령)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안 씨의 횡령사실은 알면서도 묵인한 혐의로 학교재단 이사장 양모(58)씨와 전 행정실장 곽모(65)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사장 양 씨는 교비 1억5천만원을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아울러 안 씨와 황 씨는 2008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학부모로부터 받은 급식비 117억원 중 2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교와 급식소 계약 당시 급식비의 65%를 식재료비로 사용한다는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 식재료비로 51%만 사용해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함께 적발된 학교 이사장 양 씨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급식 업체가 지난 2004년 이 학교에 25억원 상당의 기숙사를 지어주고 20년간 급식소, 매점, 기숙사 운영권을 독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교 이사장은 업체가 식재료비를 원래 계약보다 적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안 대표와 양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보강수사에 나서 이들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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