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물량매각에 단기 주가 약세...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 기대
SK그룹의 지주사 체제전환과 맞물려 3년 6개월만에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다. 이에따라 SK네트웍스는 채권단이 보유중인 지분 매각으로 주가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SK네트웍스의 유통주식 부족에 따른 주가 왜곡현상은 완화되고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지배구조 안정에 따른 기업가치 향상도 기대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유동물량 풀리며 적정주가 찾아갈 듯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함에 따라 현재 추진중인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좀더 빠르게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재 하나, 산업, 신한은행 등 9개 채권 금융기관은 SK네트웍스 지분 55.84%(1억34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SK가 40.59%를 가지고 있는 등 현재 유통되는 물량은 1.96%에 불과하다.
채권단은 이중 일부인 30%(7180만주)가량을 제 3자에게 블록 딜 형태로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매각 지분에 대한 락 업(보호예수)은 없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의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그동안 왜곡됐던 SK네트웍스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나 현재의 주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에서 적정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2006년 하반기 코스피200에 편입되며 1만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단기간에 5만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SK네트웍스의 유동물량 부족 때문에 빚어진 일로 지난해 선물옵션시장 10대뉴스에 포함됐다.
증권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4년만에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주유소 사업과 네트워크 사업 등을 영위하며 2003년 131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05년 3537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고, 지난해에는 매출 15조7800억원, 영업익 3882억원, 순이익 4739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내 핵심 자회사로
SK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 SK네트웍스는 SK에너지화학, SKC, SK텔레콤 등과 같은 SK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SK네트웍스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이상 국내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 보유중인 SKC&C 15%, SK증권 22.7% SK텔레콤 1.34%, SK해운 17.71% 등을 2년 내에 모두 매각해야 한다.
2006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SK텔레콤 1.34%(108만5000주)의 장부가액은 2032억원이며, SK C&C(15.0%, 15만주) 1308억원, SK증권(22.71%, 7268만5000주) 685억원, SK해운(17.71%, 189만8000주) 1131억원 등이다.
매각대금은 18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SK증권의 경우 1010억원이며, SK텔레콤 2083억원이다. 비상장사이면서 SK홀딩스를 지배할 SK C&C 지분 15%의 매각금액은 대략 1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희철 CJ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에 대한 리포트에서 “SK네트웍스가 워크아웃 탈피 및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잉여투자자산을 매각할 경우 추가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 졸업이 SK네트웍스 뿐 아니라 지주회사인 SK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경희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의 지분을 40%이상 보유한 SK에게 워크아웃 졸업은 보유지분에 대한 주가할인 요인을 낮추는 것”이라며 “SK네트웍스의 유통물량 정상화에 따른 할인폭 감소는 SK네트웍스는 물론, SK기업가치에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