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2011년부터 세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며 7~8곳은 작년 세법개정으로 내년 세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일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증세체감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157개사의 59.9%가 2009년 세법개정 사항이 반영된 2011년부터 자사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2014년 세법개정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실효세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77.7%에 달했다.
실효세율이란 기업의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명목세율이 변하지 않아도 공제·감면받는 금액이 줄어 실제 부담하는 세금이 많아지면 실효세율은 올라간다.
특히 국세인 법인세수는 올해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경련은 “2009년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기업 세액에 대한 공제·감면 축소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업실적이 매년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법인세수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 축소(31.8%)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28.7%)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R&D비용 세액공제) 축소(17.8%) △외국납부세액공제 축소(13.4%) 등이 꼽혔다. 또 △최저한세율(공제를 받더라도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 인상 △각종 시설투자세액공제 축소 등이 주요 증세부담 요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국세와 함께 지방세 부담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중 7개 기업(66.2%)의 지방세 부담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부터 법인에 대한 모든 공제·감면이 일시에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10개사 중 9곳(89.2%)은 지자체가 지방소득세 과세표준(과세대상이 되는 기업소득) 계산에 대한 세무조사 권한을 갖게 되면서 지자체의 동시다발적 세무조사를 우려했다. 이들 모두 2013년 말 지방세법 개정과 관련된다.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지방소득세에 대한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데, 이것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8곳(82.1%)은 매년 제기되는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주장에 반대했다.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기업들은 △투자지원세제(60.5%) △R&D 지원세제(15.3%) △소비지원세제(10.2%) 등의 확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2014년도 법인세 신고분에는 2012년 세법개정 사항까지만 반영돼 있다”며 “2014년 세법개정으로 올해와 내년의 실효세율이 이미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